매일 아침 고젝을 예약해 두니 마음이 너무 편하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생각보다 신경을 많이 썼던 것이다. 이런 작은 것들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살았을까?
'차가 안 잡힐까 봐, 지각할까 봐, 금액이 달라질까 봐' 이런 사소한 일들에 하루 중 가장 좋은 집중력을 가진 아침 시간을 쓰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가 알게 모르게 흘려버리는 에너지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7월 3일, 슈퍼문이 떴다. 올해 중 가장 지구 가까이에 오는 달이라고 한다. 달의 중력으로 파도 또한 가장 높아진다. 갑자기 왜 달 이야기냐 싶겠지만 우리의 몸이 달의 주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우붓에 있을 때 여러 요가원에서 보름달을 기념하는 세리머니를 여는 것을 봤다. 심지어 Full Moon Festival을 주제로 파티도 종종 열린다. Fire Dance를 하고, DJ들이 오고, 함께 차를 마시고, 늦게까지 춤을 추는 그런 파티.
발리에서 유난히 보름달 행사가 많이 열렸던 이유가 있었다. 사람의 몸은 60-7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연의 일부인 우리의 몸도 파도처럼 그 에너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내 안에 분노, 슬픔, 억울함, 증오가 많다면 미움이 커질 것이다. 내 안에 기쁨, 즐거움, 행복, 충만함이 많다면 사랑이 커질 것이다. 내 안에 어떤 것이 있든, 그 에너지가 높아진다.
나는 어떤 에너지를 선택했을까? 나는 그날 슬픔과 비교를 선택했다. 기분 좋게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가 결국 친구와 싸웠고, 최악에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사실 그날 하루종일 알 수 없는, 설명하기 힘든 기분에 젖어 있었다. 도대체 왜 때문인지도 모르고.
내가 만약 이런 부분에 대해 미리 이해가 조금이라도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의도적으로 내 감정을, 생각을 선택하지 않았을까? 상대의 기분을 더 이해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아니, 즐거움을 끌어올리지 않았을까?
요가를 하는 것은 이런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고 생각한다. 의식적으로 내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것. 내가 원하는 삶을 창조해 내는 것. 세상과 나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것. 그렇게 '잘' 사는 것.
하루 2.5-3시간의 하타요가 수업은 단순히 요가 동작, 아사나를 하는 것 이상의 배움이 있다. 매일 삿구루의 지혜를 만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몸을 통해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음에 감사하다.
매일이 참 새롭다. 매일 글을 적고 있지만, 그 변화를 다 적어내기란 쉽지가 않다. 나 또한 내가 무엇을 경험하고 있으며 어디를 지나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환경에 따라 내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의 환경을 선택할 수 있는 힘과 에너지가 점점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2주 후의 내가 매우 궁금하다. 어떤 나를 만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