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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숙 Jun 27. 2024

생애 첫 PT

정확한 명칭과 자극 부위 알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는 첫날이다. 나는 여자 홍트레이너, 남편은 남자 박트레이너로 배정되었다. 같은 시간 우리는 각자의 트레이너에게 PT를 받았다. 끝나고 남편과 집으로 걸어가며 수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늘 PT 받은 소감 한마디 하시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하길 잘했다. 하체 운동으로 가볍게 맨몸 스쾃을 했는데 생각보다 힙힌지(hip은 엉덩이, hinge는 경첩인데 경첩처럼 접혔다가 펴는 움직임을 말함.)가 어려웠어요. 자꾸만 무게중심이 뒤로 쏠려서 불편했어요. 앞쪽으로 힘을 주니깐 넘어질까 봐 더욱 힘을 주게 되고 힘도 더 들어가서 찌릿한 느낌이 들었어요. 트레이너가 힙힌지 연습 많이 하라네요. 덤벨을 이용해 스티프 데드리프트를 했는데 허벅지 뒤쪽이 많이 자극되었어요. 별것 안 한 것 같은데 땀이 많이 나서 놀랐어요.”

남편이 웃는다.


스티프 데드리프트


“나는 어느 정도 근력이 되는지 확인한다면서 하체 무게를 체크했어요. 생각보다 하체 근육은 금방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며 매일 한다고 하네요. 다만 상체에 핀을 박은 부분이 있어서 가동범위를 보면서 진행하기로 했어요. 그 당시 바빠서 재활을 제대로 못한 게 속상하네요. 생각보다 힘을 주는 게 힘들었어요.”


남편은 말을 하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남편은 재작년 크리스마스에 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하고 팔에 핀을 박았다. 다시 빼려고 했으나 의사는 나이도 있는데 힘들게 빼지 말자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골프, 스키를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데 근육운동을 하면서는 살짝 부담이 된다며 걱정스러운 부분을 이야기했다. 다행히 박트레이너는 경력자라 남편의 몸상태를 체크하면서 근육을 키워나갈 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했다.      


PT를 받을 생각이라면 트레이너가 수업한 내용을 회원에게 공유하는지 꼭 확인하길 바란다. 어떤 회원이 PT를 오랫동안 받았다. 트레이너와 할 때는 효과가 좋았지만 혼자서는 어떤 운동도 하지 못해 PT를 끊지 못한다고 했다. PT를 받는 목적은 혼자서도 정확한 동작을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좋은 트레이너는 오늘 배운 동작이 어떤 것인지를 체크해 주고 혼자서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홍트레이너는 일지를 써서 자정 전까지 카톡으로 보내주기로 했다. 박트레이너는 문자로 그날 한 동작과 기구이름, 무게를 알려주었다. 방법은 상관없지만 회원이 독립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사람이 진정한 선생이 아닐까.

 

남편과 걸으며 6개월 뒤 우리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남편은 볼록한 배와 작별을 하고, 평범한 몸을 갖게 된다.   흐물거리던 살들탄력을 갖게 되면서 기초체력이 향상된다. 미래를 상상하느라 우리의 입가에는 미소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 본격적인 봄이 오지 않아서 인지 추위에 코끝이 빨개졌지만, 운동을 했다는 기쁨에 몸과 마음은 건강해지고 있었다. 늦지 않게 운동을 시작해서 천만다행이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현명한 사람들은 재테크 대신 근테크(근육 재테크)를 한다.

 

남편의 근육량은 31.5kg이다. 나의 근육량은 16.2kg이다. 즉, 근육이 적으면 노후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가기에 근테크가 필요하다. 2021년 1월 한국 표준 질병사인분류(KCD) 8차 개정을 통해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며 하나의 질병으로 인정했다. 근감소증은 치료제가 없다. 따라서 근력 강화 운동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때는 기다리는 것이 아닌 당장 시작하는 것이다. 시작을 하면 알아서 방향을 알려 준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가면서 옳은 선택을 하면 된다. 이번 선택은 내 삶을 한 뼘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사진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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