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도는 없다.
여러분이 이제 막 시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라면 그림을 더 잘 그리고 싶은 욕구가 엄청 많을 거예요. 저는 지금도 그렇거든요. 그림 실력이 좋아지는 방법은 안타깝게도 한 가지 방법뿐이에요. 바로 그리는 거지요. 맞아요. 그려야 늘지요.
드로잉이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을 때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업그레이드라는 표현이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작가마다 그 부분을 타계하는 방법들이 있답니다. 어떤 작가님은 야외로 무작정 나가 스케치하는 분도 계시고 크로키 위주로 100만 장 그리는 분도 계세요.
저는 그림책 그림작가를 지망하면서 한 훈련으로 100일 드로잉을 했어요. 이건 100% 본인과의 약속이에요.
일요일 빼고 100일간 매일 그림을 그렸어요. 3개월 반 정도의 시간이 되겠지요.
그리고 이 방법은 그림 그릴 때 워밍업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가님들이 워밍업 시간 줄이는 훈련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 덕분인지 저는 워밍업에 걸리는 시간이 거의 없어요. 이런 훈련 없이도 워밍업 시간 없이 진행하는 작가님들도 많아요. 밥 먹는데 워밍업 하면서 먹지 않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100일 드로잉 할 때 엄청난 그림을 그릴 필요 없어요. 작은 소 컷 정도의 그림이면 충분해요. 중요한 것은 매일 작은 그림이라도 완성하는 거예요. 요즘 sns 많으니 꾸준히 업데이트만 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훈련의 방법은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세밀화 그리는 분이 하루에 한 작품씩 (그것이 아무라 작다 하더라도)하는 것을 무리니까요. 자신만의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요즘은 그림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플랫폼들이 있어요. 제가 할 때는 개인 홈페이지나 산XX을 통하는 방법이 많았어요. 산XX의 경우 처음 등록할 때 30장 정도의 그림들 보내서 승인을 받아야 비로소 등록 가능했지요. 요즘은 그림 장수가 더 많다고 알고 있지만요. 처음 그림 그릴 때 30여 장의 그림을 그린다는 게 막막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다고 대학 과제를 낼 수도 없으니까요. 당시엔 그냥 막 그렸던 기억이 나요.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좋지만 조금 더 체계적으로 진행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저는 내가 그리는 스타일의 완성도를 빨리 올리는 방법으로 모작을 추천해요. 여기에 자신의 개성이 더해진다면 더 좋겠지만 아직 거기까지 어렵다면 온전히 모작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요. 물론 sns나 편집자 미팅 시 모작임을 밝혀야 한다는 점 잊지 마시고요.
나의 스타일이 뭔지 조차 모르겠다 하시는 분은 본인이 어떤 재료를 좋아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건식 재료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습식 재료를 많이 사용했고 화려하거나 부피감이 많은 그림보다는 단순하고 플렛한 그림들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쯔베르거나 그래픽적인 그림을 그리는 작품들을 모작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