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손바닥 자서전 특강
1년 전쯤 강원국 작가님과 백승권 작가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사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강원국 작가님쪽으로 몸이 기울어져 있다. 백승권 작가님은 잘 몰랐다는 얘기다. 백승권 작가님의 "보고서의 법칙" 을 선물로 받았지만, 좀 딱딱하고 어려워서 정독을 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HANDAL 5기 [ 자기 발견 ]의 지정도서가 백승권 작가님의 [ 손바닥 자서전 특강 ] 아닌가. 책이 없어서 한참 있다가 바로드림으로 받았지만 수령하자마자 당일에 완독을 해버렸다. 물론 이 책을 읽느냐고 인강을 하나도 못 들었지만 술술 읽혀서 멈출 수가 없었다. 자기 발견의 미션을 위해 산 책이지만 [ 한달서평 ] 팀원들에게 쉽고, 재밌는 글쓰기에 대해 풀어서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글쓰기의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은 알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힘들다는 이유로 섣불리 하려고 하지 않는다. 마치 나물이 몸에 좋은 것은 알지만 먹기 싫어하듯이 말이다. [ 한달서평 ] 은 기본적으로 매일 읽고, 쓰는 것이 익숙해지기 위한 환경설정이다. 규칙적으로, 그것도 매일 한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혼자서하면 과연 며칠이나 지속할 수 있을까?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해서 서평을 쓴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초등학교 6년 내내 매일 썼던 일기의 힘을 무시 못하는 것 같다. 또한 원고지 5매 이상에 제출했던 수많은 글짓기들도 알게 모르게 축적되어있나 보다.
Q.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세요.
Q. 다이어트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적당히 드시고, 운동을 하세요.
거의 비슷한 패턴의 질문과 답변 아닌가? 정답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것을 실행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글을 잘 쓰기를 원하면서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고, 쓰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쓰기 위해서는 왜 읽어야 하는 것일까? 좋은 글을 쓰려면 어떤 글이 좋은 글인지 알아보는 눈이 필요하고, 이것은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음으로써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된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글을 읽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핵심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적으로도 심정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으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독서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도대체가 집중도 되지 않고, 졸리기만 하고, 읽다 보면 앞에 내용이 뭐였는지 또 까먹어서 답답하고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그냥 완독에 의미를 두고 읽어나갔다. 모르면 재독을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독서를 처음 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글자를 흡입하는 속도도 이해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든지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했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러니 뇌가 굴복하고 '우리 주인이 어떻게든 이걸 다 읽을 테니 가동을 해야겠구나'라는 순간이 오기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다.
또한 어떤 책이 나에게 맞는지, 어떤 작가의 책이 좋은지 알려면 읽어봐야 한다. 뷔페에 가서 먹어보지도 않고 어떤 게 맛있는 음식인지 어떻게 판별한단 말인가? 일단은 맛을 봐야 한다. 그러니 내 입맛에 맞는것을 찾을 때까지 최대한 시식을 해봐야 하는 것이다. 누군가가 추천해주는 책이 나에게는 별로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성향과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니 당연한 것이다. 초반에는 많은 생각을 하지 말고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다 읽자. 최대한 많이 읽고, 최대한 읽는 행위가 부담스럽지 않은 정도가 될 때까지 지속해보자.
이 기간을 꽤나 지속하고 나면 흡입력 있는 책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럼 밑줄도 긋고, 형광펜도 칠하면서 그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어 저장해보자. 자신만의 메모 툴에 이 모든 것을 저장해서 언제든 검색해서 찾을 수 있도록 꼼꼼하게 정리하시는 분들도 봤다. 정말 좋은 습관이고 대단한 자산이 될 것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하면 얼마 가지 못해서 지친다. 그러니 첫술에 배부르려고 하지 말고, 일단 처음에는 가볍게 한 문장을 손으로 써보도록 하자. 노트에 쌓인 문장들을 나중에 보면 또 새롭게 보이고, 매일매일 늘어나는 양을 보면서 '벌써 이만큼을 썼다니!' 하는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요즘은 어떤 책을 몇 페이지 읽었는지 기록하고 있는데 말일이 되면 그렇게 뿌듯하다. 책을 1도 읽지 않았던 내가 하루도 빼먹지 않고 읽는 인간이 되었다니! 한 달에 10권을 넘게 읽었다니! 이런 식으로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내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읽는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선은 많이 읽되 매일 읽고, 그중에서 하루에 1문장을 손으로 필사하면 된다고 이미 해결책이 나왔지만 우리는 좀처럼 실행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왜? 안 하려고 하는 의지가 나를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언제까지 마음속에서 A와 B를 고민하면서 인생극장을 찍으며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우리는 환경설정이 필요한 것이다. 안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나 자신을 믿지 말고,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나를 밀어 넣는 것이다. 습관화가 되면 읽지 말라고 해도 읽고, 가지 말라고 해도 서점을 가고, 시간 나면 어떤 책을 살지를 고민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일단 매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설정을 하고,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머리로는 아는데 실행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백날천날 자판으로 이상한 댓글이나 달고,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세상에 대해 불만만 쏟아내는 사람에게 무슨 변화와 희망이 있겠는가! 다른 사람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나 스스로가 잘하면 된다. 각자 본인만 잘하면 이 세상은 정말 살맛 나는 세상이 된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나와의 약속을 지키자. 시간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재밌는 동영상 발견하면 몇십 분 동안 보고, 사지도 않을 아이쇼핑을 몇십 분 동안 하고 있지 않은가! 시간이 없고 힘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HANDAL 5기의 [ 한달서평 ] 팀은 20명이 매일 책을 읽고, 그것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형식과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매일 읽고 쓰는 것이 밥 먹고 자는 것처럼 우리에게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손글씨를 하루에 1글자도 쓰지 않는 날이 많은데 우리는 1 문장을 손으로 필사하는 것도 추가해서 하고 있다. 고작 1문장 필사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손으로 그 문장을 눌러쓰면서 다시 한번 리마인드 시키고 그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처음 시작은 1문장으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마음에 드는 시집을 한 권 선택해서 필사를 하거나 본인이 정말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정해서 필사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 한달서평 ]이 이루어지는 30일 동안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하자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가 읽고 쓰는 사람으로 인식을 하고, 그 행위가 즐거워지도록 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제 5/1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 20%가 아니라 50% 왔다고 생각한다. 시작한 것이 아까워서라도 우리는 마저 뛰게 되어있다. 스스로를 조금 더 믿어주자. 혹시라도 아직 나란 인간을 못 믿겠다면 함께 하는 사람들 속에서 함께의 힘을 믿어보자. 혼자서는 힘들지만 그래도 함께하면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도 다 하는데 나라고 못할 것 없지 않은가!
더욱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많은 위로와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불과 몇년전만해도 책을 1도 읽지 않던 내가 이렇게 변했으니 누구나 가능하다. 손에 핸드폰 대신 책이 들려있는 일상은 우리를 조금 더 행복하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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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DAL 5기 한달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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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달서평 ] 은 HANDAL의 정규프로그램으로 한달멤버쉽에게만 제공됩니다.
누구나 참여가능하고 무료인 [ 반달쓰기 ]를 100% 달성 후 [ 한달서평 ]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 반달쓰기 ] 모집 2020.03.13 -2020.03.29
[ 반달쓰기 ] 진행 2020.04.01-2020.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