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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효정 Apr 28. 2024

산수유가 피어나는 봄

2024년 봄 놀이터에서 쓴 시

산수유가 피어나는 봄


                                         남효정


언 땅이 녹기시작하고

찬바람이 잠시 멈춘 틈을 타서

산수유 노오란 꽃이

팝콘처럼 피어나던 날


나뭇가지 사이로 작은 새들이 날고

세 마리 길고양이 볕 좋은 곳에 앉아

까무룩까무룩

잠 속으로 빠져드는데


아이들은 신이 난다 놀이터에서

모래를 파고 물을 떠 나르는 소리

그네를 타는 소리

미끄럼에 거꾸로 오르며

도둑경찰 놀이 하는 소리


산수유나무는 귀를 기울여

아이들 소리를 듣는다


한 아이가 타잔 줄을 타고

와~하고 소리치며 이동하다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이를 본 산수유 꽃봉오리가

꼭 다문 입 참지 못하고

우하하하 웃으며

한꺼번에 피어난다.


올해도 놀이터 주변엔

유난히 산수유가 샛 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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