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란 철이 없고 제멋대로라지만 그건 일말의 사랑이었어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육체와 영혼과 심지어 염치와 한숨과 탄소까지 줄지어 융합하고 분열하는 것, 예고 없이 잔뜩 엄습해 온 항거불능의 재난이 어느날 헛울음처럼 잉잉거렸죠
그건 은밀하고 전격적인 최후의 퇴각신호였어요 화산재 같은 잔해는 수습하는 자의 슬픔으로 남긴 채
낭패한 씨줄과 날줄의 망령이 꽃상여로 흩어진 시간에 적어봅니다 다만 옛이야기라고 이름도 차마 저기요라고 할게요 저기요 그뿐입니다
한 시절의 어디쯤 그대라는 기척은 가고 이제 가여운 호명만이 남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과는 상관없이 비가 오고 또 계절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