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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도

오늘은 정말 징글 맞았던 2024년의 송년회를 가졌습니다.

by 김주임

일단 저질러 놓습니다.

지키지 못 할 약속이라도요.


몇 년전 사람이 말하는대로 된다고 하던 노래가 있었다.

내일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하던 사람이

내일은 무엇을 하자고 결심한 순간 달라진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결심이고 사소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 해야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공표를 한 순간 나는 다른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내가 되든 안되든 매일 글을 올리고자 연재를 시작하고, 그 결심을 스레드에 올렸다.

물론 아무도 읽어주지 않을 수 있고, '그러려니' 하며 아무도 내 글을 읽지 않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나의 다짐을 보고 조용히 매일 들어와 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하트에 빨간불을 켜 '지켜보고 있다'는 표시를 내주는 사람들이 있다.


불특정 다수와 약속을 한다는 것은

내가 아무리 취해도

내 앞에 노트북이 없고 핸드폰 밖에 없어도


어쨌든 글을 올린다는 것이다.

이 사람이 글을 올리고 있나 하루를 빼 먹나

'지켜보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부모님 다음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들과 송년회를 했다.

오고가는 술잔에 나를 녹이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도 녹여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꾀나 국 선생과 하나가 되는 시간을 가졌음에도 나는 노트북 앞에 앉았다.


내 글에 하트를 눌러주신 24분의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와

그 이상으로 나를 읽어보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이다.

비록 내일 이불을 차대고 후회를 할 지언정 그 당일 11:59분까지는 글을 올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


댓글로 취중작문을 하면 어떻게 하냐? 그게 작가가 가질 자세냐 할 수도 있지만

이 연재는 오직 당일 23:59(오후11:59)까지의 업로드를 지키고,

생각의 흐름을 구경하고 싶은 분을 위한 글이니까 지금의 신나는 기분임에도

모임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를.

어떤 상황임에도 약속을 지키고 있는 나를.

다시는 없을 나의 생각의 흐름과 글 쓰기 워밍업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고계실 불특정 다수를 위해 글을 쓴다.


약간의 미소를 짓거나 정신 나간 글 쓰기를 하고 있는 나의 의식의 흐름을 보시고

조금의 아이디어나 반짝이는 생각을 얻으시기를 비란다. 오타가. 오타다.

생각을 얻이시기를 바란다.


글쎄 이 글을 읽으시면서 아이디이러를..

(아 멍청이... 그 와중에 오타...)

아이디어를 얻으시는 분이 계시다면

혹은 재미를 느끼신 분이 있으셨다면

제발 하트와 함께 댓글 남겨주세요.


갖은 양념. 아니 갖은 드립 너무나 환영합니다.

기다리고 있어요


남은 한 해 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애증하는 사람과

즐거운 송년회 보내면서 마음에 남은 앙금 서러움 외로움 괴로움

다 내려 놓으시고 깔끔하게 비우시고

좋은 일만 가득 담길 2025년을 기다려봐요.


하트를 남겨주신 독자님.

ㅅ..사....ㅅ...사...사랑합니다.

고생하셨고, 한 해를 잘 벼텨 아니 버텨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무사와 무탈함. 그리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바라면서 저는 마저 송년회를 즐기러 갑니다.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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