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강으로 던져버린 반지. 핸드폰. 떨어트린 usb 작고 소중해서 너무 잘 뒀는데, 너무 잘 둬서 못 찾겠는 것을 드라마는 몇 년의 시간이 지나도 찾는다. 카메라가 비춰주고, 주인공과 함께 잡아준다. 엄청 아련하게.
나도 어떤 날은 그런 상황이 나에게도 일어나기를 바란다.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누군가는 팔로우로 쫓아가서 잡아주고 나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련한 기법으로 잡아줘서 결국은 찾는 상상을 한다.
그렇다... 나는 반지를 잃어버렸다. 분명히! 화장대 위에 잘 뒀는데. 엄청 보이게 두었는데 왜 안보이는 걸까. 화장대 위를 만지거나 건드는 것은 나만 한다. 남편이 했다가 엄청 한소리를 듣고 그 다음에는 건들지 않는다. 사람이었는데 갑자기 으르렁 맹수로 변해서 잡아먹을 듯 하니 어느 남편이 무섭지 않겠는가. 화장대는 약간 그런 불가침 공간이다.
한마디로 아무도 건들지 않았을텐데 도대체 어디로 간걸까...
가끔은 엄청 행복한 회로를 들리기도 한다. 반지가 화장대 위에만 있는것은 답답하고 손가락에 끼워져 예쁘게 반짝이는 것이 반지의 사명이거늘 반지는 꿈이 있는 것이다. 혼자서 세상을 구경하고 경험해서 더 멋진 역사를 가진 반지가 되는 것 말이다.
단, 사람의 눈에 띄면 안되는 마법이 걸려 있기 때문에 내 눈을 비롯해서 다른 사람의 눈에도 걸리면 안되는 것이다. 그렇게 꿈을 이룬 반지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반지 주인인 나와 함께 더 멋진 반지로서 반짝이는 삶을 사는. 그런 행복한 상상
그런건 없겠지.
퇴근하고 와서 내내 찾았다. 입었던 옷. 들었던 가방. 화장대 정리도 싹 하고. 너무 창피하지만 남편에게도 사실을 말하고 물어본다. 볼일도 없고 그렇겠지만, 본인의 평탄한 가정 생활을 위해 퇴대한 기억하려고 애를 써주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결국은 아무 소식 없이 어디론가 떠나버린 내 반지.
잊지 않고 찾을게.. 반지야... 돌아만 와.
별말 안하고 너를 잃지 않게 꼭 손에 끼우고 있을게.
제발 돌아와.
5분만 더 있으면 네게 잘못했다고 사정할 것 같아.
아니 사실은 사정중이야. 여행은 그만 마치고 돌아와. 애가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