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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 꽃

사물에서 멀어지는 시

by 적적

꽃은 다음세대를 위해 피어나는 일을 기록한 적이 없다.

모두 처음이었고 모두 마지막이었다.

피어난 자리가 무덤이었다.


죽음이 서툴다는 건

스친 허공마다 남겨진 흔적을 보면 알 수 있지

지구 저편으로부터 끌어당기는 힘과

사라지지 않으려 애쓴 흔적이


그런 사람

그림자를 똑바로 바라본 적 없는


벗어나지도 충돌한 적도 없는
번지는 얼룩들의 좌표


주문한 희망은 품절되었다는

친절한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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