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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Nov 21. 2023

9월, 귀뚜라미와 관세음보살

누구인가? 지금 누가 소리를 내었어? 누가 소리를 내었는가 말이야!

 여전히 더워 죽을 것 같은 8월 말 또는 9월 초. 한여름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이때부터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밤공기를 적신다.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오면 지독한 이놈의 여름도 결국 끝에 다다랐고, 나는 또다시 계절의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으며, 나이를 먹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또한 보일러 틀 시기가 다가온다는 예고이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반갑지 않기도 한 귀뚜라미. 가을의 대표 곤충 귀뚜라미가 9월의 주인공이다.


  맴맴 울어서 이름 붙은 매미처럼 귀뚜라미도 귀뚤귀뚤 울어서 귀뚜라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각주 1). 그런데 두둥.. 귀뚜라미라는 국명을 가진 곤충은 없다. 우리에게 익숙한, 귀뚤귀뚤 운다고 생각하는 그 귀뚜라미는  극동귀뚜라미(학명 Velarifictorus (Velarifictorus) micado Saussure, 1877)이다. 



사진 1. 극동귀뚜라미(출처:국립생물자원관)



울음소리는 아래 동영상으로 들어보자.


동영상 1. 극동귀두라미 울음소리(출처: Taewoo Kim)


 


 내 귀의 캔디, 꿀처럼 달콤한 소리와 달리 귀뚜라미는 호감형의 생김새는 아니다. 새까만 몸에, 긴 근육질의 다리에, 꽁무니에 달린 알 수 없는 길쭉한 무언가에(두 개의 꼬리털이 달려있고, 암컷은 알을 낳는 산란관도 있다) 펄쩍펄쩍 뛰어오르기까지 하니 귀뚜라미를 처음 보는 사람은 식겁하고 소리를 지르기 일쑤다. "이거 바퀴벌레 아니야?  꼽등이 아니야?" 질겁을 하며 울부짖기도 한다. 


귀뚜라미 왈, 보소, 꼽등이는 그렇다 쳐도 바퀴벌레는 심한 거 아닌교.


귀뚜라미는 메뚜기목에 속하기에 꼽등이와는 같은 목이고, 바퀴벌레와는 멀리 동떨어져있다. 고로 바퀴벌레라는 말은 모욕적일 수 있으니 삼가도록 하자(사실 생긴 것도 무척 다르다). 


메뚜기목에 속하는 대표적인 곤충들은 아래와 같다. 


 꼽등이, 여치, 베짱이, 귀뚜라미, 방울벌레, 땅강아지, 메뚜기, 방아깨비, 섬서구메뚜기, 풀무치

 

 자. 얘네들을 크게 두 종류로 나눠보자. 여치와 메뚜기는 비슷하게 생겼으니 같이 묶어야 될 것 같고, 땅강아지는 도대체 어디 넣어야 될지 모르겠고. 그저 알쏭달쏭. 어째 감이 오시는지?


 정답을 공개한다. 꼽등이, 여치, 베짱이, 귀뚜라미, 방울벌레가 한 그룹으로 묶이고 땅강아지, 메뚜기, 방아깨미, 섬서구메뚜기, 풀무치가 또 한 그룹으로 묶인다. 메뚜기목은 크게 여치아목과 메뚜기아목으로 나뉘는데 꼽등이가 낀 전자의 그룹이 여치아목이고, 땅강아지가 끼여있는 후자의 그룹이 메뚜기아목이다. 


 그렇다면 여치아목과 메뚜기아목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김새도 다르고 습성도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구별 포인트는 소리를 내는 방법이다. 메뚜기아목은 앞날개과 뒷다리를 비벼서 소리를 내고, 여치아목은 양 날개를 긁어서 소리를 낸다. 메뚜기아목의 소리는 좀 둔탁하고, 여치아목의 소리는 부드럽다.  물론 메뚜기목의 곤충이 모두 소리를 내는 건 아니다. 꼽등이만 하더라도 날개가 퇴화해서 소리를 내지 못한다(얘네는 어둠의 세계에 살다 보니 시각도 퇴화했다).


 귀뚜라미의 종류는 굉장히 많다. 매미 글에서 매미는 종류마다 울음소리가 다 다르다고 했는데 귀뚜라미도 마찬가지다. 다 다르다.  여치아목의 곤충 중 소리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곤충은 방울벌레, 긴꼬리 등이 있다. 긴꼬리라는 이름이 낯설겠지만 막상 소리를 들어보면 '아~ 이 소리'하는 추임새가 절로 나온다. 여름~가을 동안 여러 종류의 곤충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떼거지로 울기 때문에 어느 곤충의 소리인지 딱 집어 말할 수는 없어도 들어보면 너무나 익숙한 한국의 소리, 우리의 소리이다.  


 귀뚜라미뿐만 아니라 메뚜기목 곤충 친구들의 울음소리가 궁금한 사람은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사이트에 들어가면 들을 수 있다(각주 2). 곤충 이름이 정확하지 않은 유튜브 영상보다는 저 사이트에 가서 듣는 것을 추천한다.


 곤충이 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개 짝을 찾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곤충도 들을 수 있다는 말인데 얘네들은 귀가 어디에 있을까. 메뚜기목의 곤충들은 얇은 막 형태의 고막이 있는데 여치아목과 메뚜기아목은 고막의 위치가 다르다. 여치아목의 고막은 앞다리에 있고, 메뚜기아목은 배에 있다. 사람에 빗대 말하자면 다리나 배로 소리를 듣는 셈이다. 


 아래 사진의 화살표를 보자(쪼매 무서워 보이는 머리 말고 화살표에 집중!). 다리에 하얀색의 뭔가가 있다. 저것이 고막이다.


사진 2. 다리에 달린 고막(화살표)(출처: Jeremy Sell)




 목으로 소리를 내고, 귀로 듣는 사람과 달리 귀뚜라미들은 날개로 소리를 내고, 다리로 듣는다. 소리가 나가고 들어오는 곳은 비록 다르지만 가을밤을 달구는 풀벌레들의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다. 가을은 풀벌레의 소리를 들으며 나날이 익어간다.


 귀뚜라미들은 우리의 귀를 호강시켜주는데 이어 우리의 허기까지 채워준다. 2023년 현재 식품원료로 사용가능한 식용곤충은 총10종인데 그 중 3종(메뚜기, 쌍별귀뚜라미, 풀무치)이 메뚜기목에 속하기 때문이다. 


백강잠, 식용누에(유충, 번데기), 메뚜기, 갈색거저리(유충), 흰점박이 꽃무지(유충), 장수풍뎅이(유충), 쌍별귀뚜라미(성충), 아메리카왕거지리(유충), 풀무치


 식용곤충 중 가장 흔하고 유명한건 갈색거저리 유충이다. 고소애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다. 쌍별귀뚜라미도 구매해서 먹을 수 있다. 생태강사로서 둘다 내돈내산내먹했으며(내 돈으로 사서 먹었다는 말이다) 아직도 냉장고 구석에 있다...


사진 3. 건조 쌍별귀뚜라미(출처: 조선일보)



 먹음직스러운 비주얼도 아니고 독특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고소애(갈색거저리 유충)는 새우깡 같은 맛인데 쌍별귀뚜라미 역시 그 비슷한 식감과 맛이다. 새우깡과 달리 내가 지금 씹고 있는게 귀뚜라미 머리인지, 날개인지, 다리인지, 먹으면서도 계속 추적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손이 가요 손이 가' 할 정도는 절대 네버 결코 아니다(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며, 참고로 나는 새우깡도 안 좋아한다). 식량으로서의 이점이 워낙 많은 곤충은 미래식량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우리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높고 너무나 많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다. 아.. 영화 <설국열차>가 생각난다. 낭랑한 귀뚜라미 울음소리를 들으며 그 영상을 머릿속에서 밀어내야겠다.  


 



 여름을 뒤흔드는 우렁찬 매미와 가을의 정취를 더해주는 귀뚜라미는 소리하면 떠오르는 곤충이다. 그렇다면 불교에서 소리하면 누가 또는 무엇이 떠오를까. 관세음보살이 떠오르지 않을까?(궁예말고요....) 


 산스크리트어로는 아발로키테슈바라(Avalokitésvara),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에서는 관세음, <반야심경>에서는 관자재, 짧게 부르면 관음. 이것 말고도 광세음, 관세자재 등등 여러 이름이 있다. 


 아발로키테슈바라를 당나라 현장스님은 관자재觀自在, 걸림이 없이 관(불교의 지혜로써 보다)한다고 번역했고, 이전의 스님들은 관세음觀世音, 세상의 소리를 관한다고 번역했다. 현장스님의 번역이 원어를 더 정확하게 번역했다고 하지만 관자재는 <반야심경>을 빼고는 잘 쓰이지 않고 대개는 관세음보살이라 말한다. 관세음보살은 대승불교의 대표 보살이자 부동의 인기 1위의 보살이다. 


 <화엄경> <입법계품>에서 선재동자가 보타낙가산에 머물고 있는 관세음보살을 찾아뵙는 모습을 그린 그림을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라고 한다. 아래 그림 왼쪽 하단에 보면 조그마한 아이가 보이는데 선재동자다. 수월관음도는 고려시대에 빈번하게 그려졌다(국내외 약 46점이 남아있는데 대부분이 일본에 있다. 에라이~). 그림의 이름은 모르더라도 학창 시절 국사책에서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사극에 스님이 나왔다 하면 최소 한번은 나오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그리고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탱화(부처나 보살을 그린 그림)를 통해 관세음보살은 종교에 상관없이 우리의 귀와 눈에 익숙한 보살이다.


 한반도에 불교가 들어온 이래 관세음보살의 인기는 식은 적이 없어서 지금도 대웅전만 달랑 있는 작은 절이라 해도 관세음보살상 하나만큼은 꼭 모셨을 정도이다. 아마 앞으로도 이 인기는 계속될 것이다. 관세음보살은 영원한 현역이다.

 

사진 4. 수월관음도(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소장)(출처: 위키피디아)



 관세음보살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중생의 고통을 살펴서 도와주시기 때문이다.


 관세음보살을 천수천안千手千眼이라고 한다.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졌다는 뜻이다. 이 많은 손과 눈은 당연히 중생을 보살피기 위한 것이다. 중생을 도와주기 위해 33가지(또는 32가지)로 모습을 변하는 것을 삼십삼응신(삼십이응신)이라고 한다.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은 천수천안으로 중생을 살펴보고, 중생을 위해 슬퍼하고, 모습을 바꿔 중생을 도와준다. <관세음보살보문품>에서는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고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속전속결 구제를 약속한다. 이렇게 중생을 위해 불철주야 움직이시니 대승불교권에서는 석가모니 부처님보다 찾는 이가 더 많을 지경이다. 


 관세음보살에 대한 이야깃거리는 너무 많아서 여기서는 하나에만 집중하려 한다. 이름과 관련한 의문이다. 원래 이름인 아발로키테슈바라에서 아발로키테는 지켜본다는 뜻이고, 슈바라는 자유자재라는 뜻이다(각주 3) 그런데 현장스님 이전의 옛사람들은 왜 관세음, 즉 세상의 소리를 본다고(觀) 번역했던 것일까. 아발로키테의 뜻은 살렸지만 슈바라는 쏙 빠지고 대신 뜬금없이 세상의 소리라는 뜻이 들어가 버렸다. 


 번역은 쉽지 않다. 특히 문화권이 다르면 더더욱 어려워진다. 옛사람들이 인도나 서역에서 가져왔던 경전이나 주석서에 관세음보살이 소리를 본다는 내용이 들어있었을 수도 있고, 옛사람들이 생각하기에 자유자재로 본다는 의미보다 세상의 소리를 다 본다는 뜻이 중국인에게 더 와닿을 거라는 치밀한 계산이 있었을 수도 있다.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지금은 그 연유를 알 수 없는 게 답답할 뿐이다. 


 게다가 왜 소리를 듣지 않고 본다고 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고민을 했지만 마땅한 답을 찾지 못했는데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글 하나를 보았다. 이제열 법사가 법보신문에 기고한 글이었는데(각주 4) 관세음보살은 중생이 스스로 고통인 줄 알아 '괴롭다'라고 말하는 소리뿐만 아니라, 고통인 줄 몰라서 미처 말로 표현하지 못한 괴로움까지 모두 관觀한다는 것이다. 



  관세음보살의 관에 의하면 중생의 몸과 마음에서는
괴롭다는 소리 아닌 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관세음보살이 이러한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주려면
중생의 괴로운 소리를 단순히 듣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바로 괴로움의 원인과 본질이 무엇인지 완전히 파악해야만 가능하다.
그러려면 소리를 세밀하게 관해야 한다.
관세음보살에게 소리는 들음의 대상이 아닌 관의 대상인 것이다.


 우리는 차마 소리를 내지 못할 때가 있다. 너무 공포에 질려서 목이 얼어붙는 때가 있고, 눈치상 말로 표현하지 못할 때도 있고, 목을 다쳐 물리적으로 소리를 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비록 밖으로 소리를 내지 못한다 해도 마음속에서는 비명이 메아리치고, 메아리가 부서질 때마다 괴로움의 진물이 존재를 가득 채운다. 관세음보살은 이런 들리지 않는 소리를 본다. 또한 지금 당장은 알지 못하는, 무지에 가려져 있는 저 근원적인 괴로움까지 본다. 이것이 바로 관세음보살의 관觀이다. 중생처럼 눈앞의 껍데기만 보는 것이 아니라 불교의 지혜로서 있는 그대로의 실상을 꿰뚫어 보기에 관세음보살은 보지 않고 관하며, 관세음보살의 관은 한량없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두 번이라 했는데 고통의 소리를 쉴 새 없이 듣는다면 너무 괴롭지 않을까. 하지만 이 역시 중생의 기우일 뿐이다. 관세음보살은 괴롭다는 생각조차 없다.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영화 <존윅>을 보고 누군가 '우리의 존윅은 구구절절 말할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죽인다'라고 했는데 관세음보살은 괴롭다는 생각을 할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구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설 것이다(비유가 좀 그렇지만 이해해주시길!).  


 언젠가 내가 진퇴양난의 고난에 처했을 때 나의 SOS 신호를 포착해서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면 이 험한 세상을 살기가 조금은 수월치 않을까. 관세음보살은 중생들의 영원한 의지처이자 안식처이다.



가령 어떤이가 해침을 받아 불구덩에 떠밀려 떨어진대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불구덩이 변하고 못이 되리라

어쩌다 바다에서 풍파에 밀려 용과 고기 귀신들의 난을 만나도
관세음을 위신력을 염한다면 험한 물결 속에서도 무사하리라

높고 높은 수미산 봉우리에서 사람에게 떠밀려 떨어진대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해와 같이 허공에 머물게되리

어쩌다가 악인에게 쫓기게 되어 금강산 험한 골짝 떨어진대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터럭 끝 하나라도 상치 않으리

원수나 도적들이 둘러싸고서 제각기 칼을 들고 해치려해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원적들이 모두가 자비심 내리

나라법에 걸려서 고통받거나 형벌을 당하여 죽게 되어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하다면 흉기가 조각조각 부서지리라

큰 칼쓰고 깊은 옥에 갇혔더라도 손과 발에 고랑차고 묶였더라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어김없이 시원스리 풀려나리라

어떤 사람 이 몸을 해코저하여 주술이나 가지가지 독약을 써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해독이 본인에게 되돌아가리

어쩌다 악한 나찰 만난다거나 독한 용과 아귀떼에 둘러싸여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언제라도 저들이 해치못하리

사나운 맹수들에 에워싸여서 날카로운 이와 발톱 소름끼쳐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먼곳으로 뿔뿔이 달아나리라

살모사와 독사와 쏘는독충이 불꽃같은 독기를 뿜을지라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소리따라 스스로 흩어지지라

먹구름에 천둥일고 번개를 치며 우박이 쏟아지고 큰 비퍼붜도
관세음의 위신력을 염한다면 즉시에 구름걷고 활짝 개이리

중생들이 가지가지 곤액당하여 한량없는 고통이 핍박하여도
관세음의 신묘한 지혜의 힘이 이 세상 온갖고통 건져주리라.

- <법화경 관세음보살 보문품> / <우리말 법회요전> , 불광출판사, 




 우리도 곤충처럼 다리나 배로 소리를 듣고, 관세음보살처럼 모든 소리를 다 들으면 좋으려나. 과잉의 현대사회는 소리라고 해서 놔두지 않는다. 우리는 소리 과잉의 시대에 산다. 

 처음으로 골전도 헤드폰을 접했을 때가 떠오른다. 뼈와 피부로 소리를 듣는다는 원리가 신기하기도 했지만, 헤드폰의 소리와 밖의 소음이 동시에 들린다는 게 더욱 신기했다. 아이러니 한 건 소리를 더 많이 듣게 되었지만 정작 어느 소리에도 집중하지 못하고, 금방 피곤해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소리를 적게 들어서 문제가 아니다. 너무 많이 듣고, 제대로 듣지 않아서 문제다. 꼴랑 두 개의 귀로 듣는 소리도 감당이 안되는데 내 마음의 소리도 들어야 하고, 때로는 남의 마음까지 독심술로 들어야 하니 미치고 환장하게 되는 것이다. 


 가을에는 사람의 소리일랑 치워두고 풀벌레 소리 속에서 잠시 동안만이라도 머무르고 싶다. 말소리가 없는 소리 속에서 말이다. 











도움되는 자료

1. 메뚜기목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곤충학자 이강운이 동아사이언스에 쓴 글을 추천한다.


2. 전라남도 농업기술원에서 만든 '귀뚜라미 소리'라는 앱이 있다. 쌍별귀뚜라미 등 국내 서식하는 귀뚜라미 6종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요 앱도 추천한다. 구글플레이 등에서 다운가능하다.






각주

1.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Velarifictorus aspersus," 2024년 1월 15일 접속, https://species.nibr.go.kr/digital/enc/viewSpecies.do?ktsn=120000098349&contType=A&menu_type=class

2.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소리로 듣는 생물," 2024년 1월 15일 접속, https://species.nibr.go.kr/home/mainHome.do?cont_link=012&subMenu=012005&contCd=012005002

3. BBS불교방송, "[#정주행] 260자에 담긴 불교의 지혜❗❗❗ "반야심경",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ↀωↀ=)✧ | 원영스님의불교대백과(65화~67화),"  2022년 11월 26일, 동영상, 1:14:25, https://www.youtube.com/watch?v=3no7ZHmXy60

4. 이제열, "이제열의 소리를 관하다: 1. 소리와 관세음보살," 법보신문, 2021년 1월 5일,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213849



사진각주

1.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극동귀뚜라미," 2024년 1월 15일 접속, https://species.nibr.go.kr/species/speciesDetail.do?ktsn=120000037656#;

2. Jeremy Sell, "Random Insect: Common tree cricket," The Life of Your Time, 2013년 9월 16일, https://thelifeofyourtime.wordpress.com/2013/09/16/random-insect-common-tree-cricket/

3. 양부용, "“귀뚜라미 생각보다 맛있던데요?” 미래식량 먹어보니…," 조선일보, 2018년 7월 11일 수정,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11/2018071101038.html

4. 위키피디아, "수월관음도(보물 제1426호)," 2024년 1월 15일 접속, https://ko.wikipedia.org/wiki/%EC%88%98%EC%9B%94%EA%B4%80%EC%9D%8C%EB%8F%84_(%EB%B3%B4%EB%AC%BC_%EC%A0%9C1426%ED%98%B8)




동영상각주

1. Taewoo Kim, "Velarifictorus micado," 2023년 8월 2일, 동영상, 0:12, https://www.youtube.com/watch?v=wEqlnOAGqdY


 

참고문헌

1. 광덕. 우리말 법회요전. 서울:불광출판사,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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