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ssi Dec 22. 2024

오늘, 나는 채우고 다시 비우는 사람

채우기 분주한 시간을 벗어나 비우는 기쁨을 알게 된 2024



2024년의 끝자락.
이맘때가 되면 자연스레 한 해를 돌아보게 된다.
특히 브런치 연재로 시작한 “오늘,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았나”라는 질문은
내 삶에 의지와 의미를 부여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올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고,
또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나.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원했던 것은 단순했다.
스스로를 해치지 않는 삶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
어느 글에서 본 것처럼,
‘나답게 설계한 삶의 구조’를 만들어
그 위에 색을 칠하고 입혀가는 과정이었다.

크고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조금 더 초연한 마음의 태도로 살아보는 것.
그리고 내가 머물고 싶은 시간과 공간을 선택하며
그곳에서 온전히 나로 존재하는 것.

쉽지 않았지만,
올해는 그 방법을 배우고,

조금씩 익혀가는 시간이었다.
작은 일에도 흔들리던 연약한 마음을 들여다보며,
때로는 비워내고, off time을 통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비로소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었다.

“이래도 충분히 좋다.”


한강 작가님의 글은 올해 나에게 잔잔한 위로였다.
특히 그녀의 루틴 메모는 평범한 일상의 소박한 기록들이었지만,
그 안에서 나는 단단함을 배웠다.

작은 약속을 지키는 것.
그것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한강작가님의 루틴메모


예전의 나는 거창한 목표를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며 살았다.
무엇이든 채우기에 급급했고, 늘 조급하고

때로는 불안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서두르지 않는다.
부족해도 괜찮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
그저 나답게 살아가는 것만도

충분히 즐겁다는 기쁨의 사실을 받아들였다.

-

“작은 찻잔의 기쁨.”
올해 나는 조용히 나를 비우고,
그 안에 작은 기쁨을 담는 묘미도 느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쉼을 찾고,
과하지 않게, 충분히 가볍게.
그렇게 더 나다워지는 법을 배워갔다.

오늘 나는,
내가 머물고 싶은 시간과 공간에서

작은 순간들을 음미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나를 더 이상 소모하지 않고,

가진 시간들을 감사히 누리는 사람.

어디에서든 나만의 고요를 찾을 수 있다.
그 고요 속에서 나는 충분히 평온하다.
작은 순간들이 모여 나를 이루고,
나는 오늘도 그런 순간들을 담으며 살아가고 있다.




고마웠다, 나의 2024년.
내년도, 우리 잘해보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