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rative recipe: 별책부록
드디어 김치독립만세가 우리 동네에서 울려 퍼지고 있어. 보틀팩토리 친구들이 기획한 바꾸장은 돈으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시장이고 그 안에서 우리는 물물교환뿐 아니라 나의 기술과 너의 기술을 교환하게 되어있어. 지난겨울과 봄 사이에 담그었던 나의 백김치를 한빛에게 나누어 주었을 때 나의 마음은 김치를 만드는 게 얼마나 즐겁고 쉬운 이벤트인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듯해.
내 마음 곰곰이 읽어 준 한빛은 바꾸장에 나와 나의 기술을 초대했어. 몇몇 다른 기술을 갖은 이웃들과 나의 김치력은 교환이 되었고 그들과 함께 담근 김치 다섯 포기는 보글보글 잘 익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시장 바꾸장에서 또다시 무언가와 바뀌게 되었지. 올해도 안 맞는 청바지와 지금은 너무 귀여워진 모자, 내가 너무 잘 읽어 돌려 보고 싶은 책들이 바꾸장에 모였어. 가끔씩은 나는 그 쓰임도 용도도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모래사장에 예쁜 돌멩이를 발견한 듯
눈이 번쩍하지. 서로는 서로를 모르지만 보이지 않게 연결되어 우리가 이어지고 있어.
집 냉장고까지 안전하게 모시고 가야 하는 미션이 포함된 조금 험난한 김치를 그릇에 담아주면서 나눈 나의 작은 레시피가 그들에게 닿아서 백김치가 널리 널리 퍼져나가길 바라.
참, 배춧값 많이 올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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