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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윤 Nov 17. 2024

조그맣게 사는 굴뚝새처럼

예전에는 비가 올 때 심취했었어

  50대까지는 비가 오면 심취해지고 펜을 들었으며 창가의 불빛을 주시하고 가로등에 노란불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아 한쪽 턱을 괴었었다. 바로 글쓰기 들어갔었는데 이젠 촉촉한 비도 나를 흔들어 놓지 않아 비 오는 날의 수채화는 나오지 않는다. 세월의 강을 건너 사춘기 소녀처럼 들뜬 마음이 사그라든 것 같다. 그래서 찬비 흐느적거리는데 소녀가 돼보려고 밖을 한참 내다봤다.  


 그냥 그렇네.

 

 집 가는 길에 공원 쪽에서 음향 소리가 들린다. 크게는 아니지만 아, 맞다가 떠오르게 했다.

큰아이가 며칠 전 말해줬던 오늘이네. 인천시 지원으로 ‘푸를나이 버스킹’이 공연 중이었다. 이제 오디션이 막 끝난 이들은 유튜브 개인 방송도 하고 버스킹으로 돈도 벌며 이름을 알리는 중이다.


 기타리스트 김유정 씨의 라이브에 이어 두 번째 팀도 솔로 공연인데 이 동네 사춘기 애들이 입에 담지 못할 욕과 생수병을 내 쏟으며 내 앞과 무대 중간을 넘나들었다. 그들은 곧 자진으로 멈췄지만 무대의 팝페라 웨이브 가수가 눈을 아래로 향하고 체념하는 모습이 힘없어 보였다. 그래서 더 크게 박수를 쳐주었다.


 4 팀 중 개인 두 명과 끝판에 ‘WIT’라는 5인조 아이돌이 참 열심히 해서 끝까지 남아 박수를 힘껏 쳐주었다. 비가 온 관계로 관중은 몆 되고 매트가 깔린 바닥은 미끄러운데 노력하는 열성이 보여서 나올 때 5만원 비상금을 지나가던 리더 주머니에 넣어주니 “감사합니다.” 인사를 . 피부들이 젊음이라 매끈매끈 하다.


 

 비 오는 날의 센치해짐은 지금 이 다섯 멤버가 보인 MZ 노래와 꺾기 춤이 나를 젊음으로 끌어냈다. 아! 왜 아줌씨들이 젊은 연예인을 찾고 청춘의 가수들을 보고 신나라 박수 치는지 알아차렸. 기가 살아나고 칙칙한 하늘이 밝아진다. 나도 그랬다. 젊은이들의 라이브 공연은 기운이 살아나게 .

당분간 이곳에 산책 오면 이들의 운동화 냄새가 날 것 같다.


 여기 오기 전 있었던 일 (1)

고객이 엊저녁 손수 담근 겉절이를 갖다주셨다. 정말 아주 맛있고 감사하다;

 이 공연을 보러 오기 전 있었던 일 (2)

corescience 작가님의 온전한 자비로 포항에서 과학마술전을 13시에 오픈하는데 이런 공연을 즐기는 내가 이번에 여건이 안 좋아서 참석을 못했다는 것


 장거리여서 볼 수 없었다는 것  


 이 또한 즐김의 여유가 큰 추억과 학습이 되는 것인데 동네의 공연에서 젊은 음악인들한테 큰 도움을 줬다는 것으로 만족해야겠다. 이 들이 지금은 작지만 나중엔 크게 성대하리라.


 내 작은아이의 초딩 때 짝했던 친구가 데이식스의 원필이로 대성공하듯이 (이 친구가 우리아일 엄청 좋아했었다. 지우개로 별명인 내 아이가 울고 왔던 일이 있었다. 반 애들이 샘하는 바람에 뭣 모르는 아이가 울어버렸다고 했다.)

이 들도 푸를나이 필명답게 푸르고 푸르게 올라 설거라 믿는다. 노래도 꽤 잘하더라고.

큼의 응원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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