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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름이 Aug 18. 2022

여성 작가들이 단체로 이름을 지웠다

<오만과 편견>의 작가도 동참한 사건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시초
'재벌 2세와 평범녀의 사랑' 클리셰의 원조



우리가 아는 이 시대 최고의 로맨스 소설, 한 번도 본 사람은 없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영화로도 나온 <오만과 편견>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오만과 편견'



 <오만과 편견>는 출간과 동시에 격렬한 호평과 극찬을 받고 로맨스 명작의 반열에 올랐지만, 정작 그 박수갈채를 받을 사람이 없었습니다. 익명으로 작품이 발표되었기 때문이죠.


익명으로 발표된 작품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고서도 작가 제인 오스틴은 죽을 때까지 가족을 제외한 그 누구 앞에서도 자신이 소설의 저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또한 소설을 쓴다는 사실을 가족 이외의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거나 들키고 싶어 하지 않았죠. 대체 무엇이 그녀를 익명으로 숨어들게 한 걸까요?


초판의 제목 페이지




남성 시인들의 작품과 달리 여성 시인들의 시는 철학적이거나 정치적인 요소들이 부족하고, 쉽다는 이유로 영문학 정전에서 제외되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 이유이고, 단지 여성이 쓴 시이기 때문에 저평가되었다고 보는 편이 더 솔직한 이유라고 나는 생각한다. 


_<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中




이유는 명확하고, 억울했습니다. 바로 여성을 무시하는 현실적인 이유였기 때문이죠.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시하는 현실



영화 '오만과 편견'


그 당시 영국은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언론과 독자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여성에게 갇힌 현실적인 틀과, 편견이 가득한 공간이었던 것이죠.


그래서 제인 오스틴 뿐만 아니라 동시대에 멋진 여성 작가들 대다수가 익명이나 가명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작가로서 자존감, 자신감이 높았던 제인 오스틴마저 자신의 존재를 숨기고 다녔으니 얼마나 가혹했을까요.



오죽하면 제인 오스틴도 소설 《오만과 편견》을 익명으로 발표했을까. 대학 교육이 여성에게 허용되지 않은 시대였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여성 작가들은 현실에서 겪어야 했던 일들을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집필했다. 이들 작품은 당대의 풍속과 생활상을 여실히 알려 주는 귀중한 가치가 있다.


여성 시인들이 집안일을 비롯해 자신들의 일상만을 소재로 삼아 시를 쓴 것은 아니다. 여성 시인들은 부당한 사회제도, 이를테면 흑인 노예제도 등을 향해서도 비판의 펜을 들었다. 남성의 담론이 지배하던 사회에서 여성 시인들은 피지배자의 입장에서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했던 것이다.


_<낭만을 잊은 그대에게> 中




1800년대 문학이 성행했던 영국 낭만주의 시대의 유리천장은 2022년 대한민국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조금만 검색하면 그 증거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죠.




대한민국의 제인 오스틴들



우리에게 필요한 마음은 무엇일까요? 지금처럼 삭막한 시대, 서로를 나누고 평가하는 것보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시간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낭만이 필요해 보입니다. 작가 이름이 아닌, 작품 그 자체로 평가하는 것처럼 말이죠.



영화 '오만과 편견'


제목조차 현실상을 반영했던 '오만과 편견'


또 다른 제인 오스틴이 생겨나지 않도록 마음의 여유, 낭만을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참고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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