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하기엔 너무 이쁜 가을
청명한 가을 하늘.
이불속 나.
활짝 기지개를 켜본다.
아이들을 등교 등원 준비를 돕고
재빠르게 학교로 유치원으로 나른다.
그리고 집에 와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예능 방송 ‘아는 형님’ 보며 깔깔대기다.
얼마 전 특별한 경험을 했다.
게으름 권리가 충만한 주말 아침이었다.
그러나, 난 여느 날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이유 없이 공포가 찾아왔고 눈물이 났다.
막연히 드는 생각은
‘어쩌면 난 앞으로 영원히 그 어떤 결정도 못한다.’
.... 였다.....
정말 느닷없는 상황에 멍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티브이에서만 보던 공황장애?
공황장애(恐慌障碍, 영어: panic disorder)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공황발작을 예측할 수 없이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질환이다.
뚜렷한 근거나 이유 없이 갑자기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공황 발작이 반복되는 것으로, 심계항진, 땀, 몸 떨림, 호흡곤란,
마비, 불안 따위를 동반할 수 있다.
공황장애는 한 달 이상의 행동적 특성이 나타나며,
이후의 또 다른 공황발작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하는데 이를 예기불안이라고 한다.
나의 한국 생활은 여러 마디로 구구절절이었다.
집을 구매하고
아이들의 학교를 알아보고 학원을 알아보고
전입신고를 하고
인테리어 계약을 하고
은행 대출을 알아보고...
오롯이 나 혼자 해야 했다.
신랑은 인도에서 아직 귀국 전...
마음의 병이 있는 내가 이 모든 일을 해야 했으니
공황장애가 온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렇다. 난 공황장애 그 어디쯤이다.
우울증,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등등
나의 경우 모든 출발점은 어린 시절의 상처다.
외양은 행복한 가정을 일군 주부지만
이 또한 아슬아슬하게 쌓은 모래성이라서
작은 파도에도 내면이 쉽게 부서지는 것이다.
파도에 쓸려가지 않으려면 어떤 도구가 필요했다.
’ 내 우울 감정을 없애려 하지 말자,
정면승부로 해결되지 않는 것이니
다른 것들로 나의 삶을 긍정적으로 물들여 보자 ‘
꾸준하게 운동하기,
그날의 점심메뉴는 곧 죽어도 내가 정하기
예능 방송 보면서 매일매일 웃기 등
각양각색 꼼수로 우울한 감정을 희석시켰다.
그러고 나면 좀 더 단순해진 나를 발견한다.
너무 진지하게 살지 말자.
진지한 삶의 자세는 우울 감정엔 독이다.
인생이란 드라마의 배경음악에
발라드가 아닌 펑키 가락을 틀어보자.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나와 당신을 우울이라는 함정에서 건져낼 수 있다.
현재 글쓰기는 나의 상처를 치유하는 적극적인 도구다.
이 과정에서 나의 경험과 누군가의 공감이 만나
우울 감정을 보듬는 힌트가 되길 바란다.
우울하기엔 가을이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