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남자 이야기(7)
그러나 안 그래도 부족하던 나의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결국 원래 좁았던 내 인간관계는 나를 공부 잘하는 대학생으로 기억해 주는 대학 동기들로 한정되었고
그럴수록 내 가족들에 대한 집착은 심해졌다.
어느덧 첫째인 아들은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고 곧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운이 좋았던 걸까 아들은 나와 다르게 공부에 소질이 있었다.
다른 아이들보다 무엇을 배우더라도 두 단계는 앞서 있었다.
덕분에 나의 낮아졌던 자존감은 아들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고
주위 사람들의 인정도 받을 수 있었다.
나는 오래간만에 생긴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당시 내가 아는 유일한 교육 방식은 강압적이고 주입식의 고전적인 방식이었고
나는 이 방식을 내 아들에게도 적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내는 그 방식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당시의 나는 내 의견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아내의 의견을 묵살했고
이 교육 방식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지도,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첫째 아들이 중학생이 될 때까지 이를 고수했다.
결국 획일적인 교육 방식은 아들이 중학생이 되자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