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지 않은 커피 우유 이야기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올 때만 해도 '에너지 드링크' 종류의 음료수가 없었다. 새내기의 티를 벗어날 즘에 편의점 매대에 못 보던 음료수들이 등장했고 과제와 학업에 지친 사람들은 열심히 그 음료수를 사 마셨다. 몇 년이 지난 현재는 더 다양한 형태의 음료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종류도 다양해지고, 수요도 증가했다. 최근에는 그런 에너지 드링크를 대신할만한 '고 카페인' 음료수가 인기를 얻었다. 에너지 드링크의 몇 배나 되는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서 학생들은 경쟁적으로 그 음료수를 사 마셨다. 최근에는 그런 '고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의 경고 문구가 적극적이지 않다는 기사들을 접했다. '악마의 음료'라 불리며 학생들이 특히나 많이 찾던 그 음료수를 두고서 각종 기사들은 천편일률적으로 '고 카페인 함유'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 고발했다. 이 사실이 내게는 기이하게 느껴졌다. 부작용을 보일 정도로 과도하게 이 음료수를 마신 사람들은 단순하게 이 음료수가 '맛이 좋아서' 많이 마신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그 음료수를 마셨던 이유는 그것이 다른 에너지 드링크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양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어서였다.
수많은 기사들 중에서 학생들이 병원에 갈 정도로 카페인을 필요로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물론, 에너지 드링크가 등장하기 전에도 학생들은 커피를 마셨고 잠을 깨기 위해 레시피를 통해 잠을 강제로 깨게 만드는 음료를 제조하곤 했다. 이제는 그런 번거로운 작업 없이 한 팩의 커피 우유면 충분히 밤을 지새우는 것이 가능할 뿐이다. 누군가는 사람들이 카페인 과다복용으로 쓰러지는 것을 올바른 경고문구의 부재라 말할 수 있다. 한편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고문구가 있건 없건 학생들이 그 음료수를 소비하는 것은 동일할 것이다. 마셔야 할 이유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깨어있기 위해서'
'수능 공부', '취업 공부'등 거대한 틀 안에서 남을 이기기 위한 경쟁의 연령은 점차 내려가고 있고 시간을 낼 수 있다면 학생들은 기꺼이 부작용을 알면서도 그 음료수를 마실 것이다. 이를 부추기는 것은, 그렇게 과하게 음료수를 마시면서 공부하는 상황을 '모범적인 학생'의 모습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다. '그래, 학생이라면 그렇게 해야지'하는 생각 속에서 지나친 경쟁 구조를 합리화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평소라면 이런 형태로 생각하지 않았겠지만, 주변에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그것에 집착하는 친구들을 보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상황에 익숙해져 있는가?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언제나 그렇다.
잠들지 못하는 밤을, 재우지 않는 밤을, 혹은 잠들 수 없는 밤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