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 다별
그늘은 너무 춥고
어둠은 너무 무거웠다
그런데도 꼼짝 못하고
그렇게 몇 해를 떨었는지
내 손 닿을 거리엔
누군가가 늘 있었는데
위로의 포옹 대신에 난
지독한 고독을 선택했다
겨울이 다가오면
내 체온에 몸서리친다
이 차가움이 더해지면
내 곁은 얼어버릴 텐데
또 홀로 움츠린다
긴 겨울잠을 준비한다
봄기운이 깨워주기를
영영 잠들어버리기를
두 마음이 다 있어
준비가 간단치는 않다
못났지만 어쩔 수 없지
난 그만 애쓰고 싶은 걸
고맙고 미안하다
촛불이 가까운 곳부터
따스히 밝혀 안아주듯
나도 그러길 바랬는데
내 곁은 더 어둡고
더 춥고 무겁게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들조차
지켜줄 수가 없다는 게
잠들고 싶은 이유
아주 오래, 깊고 또 깊게
깨어날 땐 봄이 왔거나
흰 눈 속에 포근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