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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별 Oct 22. 2023

Prologue

봄빛마중 안내서

어느 날, 예고도 없이, 길고 시린 겨울이 인생에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꽁꽁 얼어버려 춥다는 말조차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슬픔과 절망은 갈 곳이 없어 고이고 또 고이다가 결국 흘러넘치기 시작했습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풍경이 보였습니다. 낯선 아름다움이 담긴 사각 프레임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열어주는 문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기대어, 혹은 그 뒤에 숨어 울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눈물짓는 대신에 시를 지었습니다.
눈물짓는 대신에 노를 저었습니다.

그 항해의 끝에 어딘가에 닿기를 바라며.

아픈 사랑, 지독한 자기 연민,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인생의 겨울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러나 겨울은 봄과 맞닿아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마침내 내면과 조우하고 나를 다시 사랑하게 되자, 봄볕 한 조각이 삶에 드리웠습니다.

부디, 이 시집이 인생의 겨울을 지나고 있는 분들을 동행하여 새봄으로 안내하길 바랍니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빛을 마중하는 다별 드림



                          <봄빛마중 안내서>

1 춥고 긴 겨울의 한 가운데
더이상 내려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고 느껴질 만큼, 삶이 버거워질 때가 있습니다. 내일이 오늘보다 나을 것 같지 않아서 숨을 쉬기조차 힘들 때에는, 그 마음 그대로 고요히 바라보세요. 지나가기를 기다리면서.

2 사랑의 겨울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누구보다도 더.
더이상 사랑을 주지도, 받지도 못한다고 느낄 때, 그럴 때 내 마음도 시립니다.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냥 그럴 때도 있어요. 그대로도 괜찮아요.

3 나를 찾아가는 길
인생의 겨울에서 벗어나보려고 몸부림칩니다. 새벽마다 글과 그림으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도 떠나봅니다. 오랫동안 나조차도 외면했던 내 마음이 가엾고 나의 고통과 직면하는 일이 참으로 고통스럽습니다. 언 땅에 묻힌 씨앗이 겨우내 새싹을 틔워내기까지는 그렇게 힘든 건가 봅니다.

4 겨울은 봄과 맞닿아 있다는 걸
눈물이 비처럼, 또 눈처럼 끝도 없이 내렸습니다. 고여있던 고독, 절망, 분노, 불안, 슬픔을 한참 비워내고 나니, 이제야 뭔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존재만으로도 소중한 나와, 나를 위해 울고 웃어주는 사람들이!
어쩌면 이제 계절이 바뀌려나봐요.

5 봄이 오는 소리
너무 힘들어서, 너무 사랑해서, 너무 가까워서 더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도움 청할 힘조차 없는 당신을 그래도 누군가가 알아보고 손을 내밀어준다면 잡고 일어나도 괜찮아요.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요. 스스로 일어나려고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봄이 가까이 왔다는 걸 잊지 마세요.

6 봄빛, 삶, 그리고 사랑
나로, 나답게 살고 싶어졌나요? 저어기 엷지만 따사로운 햇살 한 줄기가 들어오네요. 긴 겨울 잘 견뎌낸 당신, 이제 나가서 봄볕을 느껴보세요. 그러나 햇살 덕분에 빛나는 게 아니에요.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와도, 이제 스스로 빛날 거예요. 별처럼!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은 봄빛처럼 반짝입니다.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움트는 봄을 닮아갑니다. 매일 새롭게, 자신만의 빛으로 주변을 따스하고 환하게 비춰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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