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가 되고 싶다

처가댁의 이로움

by 이상우

지난 며칠간 요양을 위해 잠시 처가댁에 다녀왔다. 지치고 병든 몸이었지만 젖과 꿀이 흐르는 처가댁에 도착하니 온 몸의 아픔이 기적처럼 싹 나았다. 대신 나름 치명적이라는 사위 바이러스에 바로 걸려 앓아눕게 되었다.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었고 잠에서 깰 수 없었다.


어딘가에서 딸이 이모들과 노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다른 세상 이야기였다. 벽 하나를 두고 차원이 분리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가끔 방문이 열리며 식사가 들어와서 밥 먹을 때인 것을 알았다. 반찬은 고기 – 밥 – 김치 구성이 아주 단출했다. 장모님의 딸 누군가가 밖에서 ‘고기 좀 그만 차려!!’ 라며 절규했지만 나는 괜찮았다. 누군가 차려주는 밥이 얼마 만이었던가.



다만 단점이 있다면 내 활동반경이 골방 안으로 한정되었다는 점이다. 가끔 운동시간이 주어질 때 거실에 나가 햇볕도 쐬고 딸 얼굴도 보았다. 한 번은 응가하는 걸 목격하고 누가 들어가 쉬라 하지 않아도 자진해서 방으로 들어왔다. 더 이상 어리지만은 않았던 은은히 풍겨온 어른 똥냄새가 며칠 동안 딸이 더 성장했음을 알려주었다.



즐거운 날들은 순식간에 지나 어머님과 처형들에게 일상을 돌려드리고 우리는 돌아왔다. 에 오니 처가댁에서는 그렇게 부지런히 움직이던 아내가 누워만 있는다. 이게 현실인가 싶어 눈물이 나지만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딸이 굶으니 달려야 한다. 아내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 어머님네 언제 또 갈까?”

“왜? 난 여기가 더 좋은데?”

“... 아 그렇구나. 자기가 좋으면 나도 좋아.”


처가댁의 슈퍼스타 이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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