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속 취해야지"
우리는 모두에게 똑같이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흐릿한 사진 속 한 장처럼 뜻밖의 순간들이 존재한다. 그런 순간들이 모인 하루가 있다면, 그것은 당신에게 어떤 날일까.
느지막이 시간이 지나, 해가 저물고 가을바람이 불었다. 공기를 느끼기에는 좋은 시간. 희미한 조명 아래 웃으며, 사람들이 하나둘 저녁을 먹으러 길가로 쏟아져 나온다. 창가로 바라보다가. 문득 나가고 싶어졌다. 대충 옷을 챙겨 입고 발걸음을 나섰다. 조금은 빨리 걸어 보기도 하고, 두리번 둘러보기도 하고, 의미 없이 걸었던 거리인데. ‘기대가 찼다.’
그러다가, 우연히 마주쳐 이런저런 이야기. "밥은 먹었어?"
그 물음에 별다른 대꾸 없이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자 "여기서 잠깐 기다려."
나는 별 대꾸하지 않았지만, "좋지."라고 답했다.
밥도 먹고, 커피도 한잔 하고, 비 오는 날엔 전을 사주겠다고, 그래서 비 오는 날에 또 나와서, 분위기 좋은 술집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갑자기 날씨가 좋아졌다, 그러다가 어느새 해가 떴다. 술기운보다도, 새벽 공기에 한 것 취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가는 듯,
특별하지도, 의미가 있지도 않은 그런 시간들.
혼자보다도 둘이었기에,
"내가 좋아?" 물음에 ‘나’는 서툴게도 그냥 “좋지!”
그냥, 그렇게 말해버렸다.
그저 그런 길, 계절, 날씨. 어쩌면 그 시간, 그 공기가 품고 있던 냄새에 취했던 걸지도 모른다. 나도 모르게 어느새부턴가 똑같은 하루가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다.
밤이 낮보다 더 매력적인 시간으로 느껴졌기에, 진득이 낮잠을 자 두었다. 별다른 연락이 없는 걸 보니, 너는 아직 자고 있나 보다.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 그냥 대충 츄리닝을 입고, 어기적 도서관으로 향했다.
“안녕”
오늘도 밤공기가 좋다. 적당히 취해야지.
아무 의미 없이 걸었던 거리가
아무 의미 없이 나눴던 대화가
아무 의미 없이 만났던 날씨가
나도 모르게 조금 스며들었어
언제부턴가 너와 함께라서가 아니라
의미 없는 날들을 함께 할 수 있음이
소중 하게끔
“그냥 그런 거 있잖아.”
약속 없이 만나고 그냥 밥을 먹고 걸어보기도 하고. 카페에 앉아서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고, 분위기 좋은 술집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비 오는 날 만났는데 갑자기 날씨가 좋다거나, 아니면 새벽 공기에 괜히 취해 버린다거나.
쉽게 질려버릴 만한 진부한 그런 것들, 소소한 일상이라고 부르는 것들.
“아니면 조금은 다른 거.”
아침에 눈을 뜨고, 휴대폰을 확인하고, 다시 이불속에 파묻혔다가. 그저 그런 옷을 입고 별다른 약속도 없이, 가볍게 걸어보기도 하고. 그런 일상적인 것들 속에서, 의미 없는 대화들을 나누면서, 어느새 같은 하루가 조금씩 다르게 다가왔다.
별다를 것 없는 반복되는 일상인데.
별다를 것 없는 똑같은 일상인데.
언제부턴가 의미 없는 날들이, 조금은 소중해졌다.
,
그냥 후줄근한 츄리닝에 편의점을 들렸다가.
도서관에 왔는데, 아직 너는 자고 있나 보다.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