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주택은 낮이고 밤이고 분주하다. 최근엔 해 질 녘까지 한파에 죽은 대나무를 다시 심기 위해 땅을 고르려고 맨 위에 덮은 오색자갈을 골라냈다. 그러다 남편이 자갈 가격 보다 일당이 훨씬 비싸겠다며 이제 그만하자고 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그랬다.
“가성비, 효율성을 따지자면 여기 살면 안 되지. 원래 마당일이란 게 땀 흘리는 즐거움 그 자체로 된 거지.”
오. 마이. 갓! 내 입으로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이야.
마당을 누리고 싶어 주택에 살지만 마당 관리는 하기 싫단 모순적인 주장을 당당히 실천해 왔던 나는, 집을 설계할 때부터 벚꽃 나무 한 그루 외에는 식물을 심지 않겠다 선언했다. 그리고 저체온증을 감내하며 힘겹게 깔았던 잔디도 관리가 어렵단 이유로 고작 몇 달 만에 걷어내고 자갈을 깔았던 터였다.
게다가 우리 부부에게 이견이 없었던 몇 안 되는 합의점 중 하나가 '최소의 관리만 필요한 마당' 이었는데, 그 말이 무색하게 어느새 안팎으로 식물이 넘쳐나고 이제는 잘 쓰고 있는 데크를 다시 꾸밀 작당모의까지 하고 있다.
주택에서의 봄 2년 차. 어느새 그 땀의 맛을 알아버린 우리는 올해도 찾아서 일을 벌이고 결과와 상관없이 즐겁게 임하려고 한다. 그러나 더불어 늘 하는 생각은 마당이 작아서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