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인이 되려면 일단 날 때부터 뭔가 초자연적인 일이 생기거나, 영, 유아 시절부터 남다른 뭔가가 있다. 즉, 위인은 위인이 될 수밖에 없는 까닭을 가지고 태어나며, 일정기간 감당할 수 ‘있는’ 뺑뺑이를 돌다 어느 순간 위인으로 데뷔하는 것이다.
반대로 나쁜 놈도 역시 위인과 같이 그렇게밖에 될 수 없는 존재들이다. 위인과 다른 점은 이 친구들은 ‘첫 끗발이 개 끗발’이다. 처음엔 위인을 포함해 다 이기는 것 같은데 끝에 가선 꼭 새가 된다.
이렇게 세상을 나누어 보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르지 않았다. 뭔가 목적을 가진 음모가 있는 것 같다.
태초에 낙원이 있었고, 인간이 그곳에서 쫓겨난 이후의 역사는 죄악과 타락의 역사이며, 역사의 종착점은 인간이 잃어버린 낙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요(堯) 임금 과 순(舜) 임금이 다스렸다는 전설의 시대가 인간의 이상향이며 후대로 올수록 윤리도덕이 퇴폐하여 간다고 보고 요순시대를 본받아 오늘의 습속을 고쳐 나가야 한다①
공자는 요(堯) 임금과 순(舜) 임금을 칭찬하기만 했지, 한 번도 잘못한 일이나 좋지 않은 부분을 말한 적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 그렇게 훌륭하기만 했다는 증거는 없으며 나쁜 짓도 했다는 흔적이 없지는 않다.
반면에 걸(桀) 임금과 주(紂) 임금은 욕만 해댔지, 잘한 일이라곤 하나도 없다. 걸 임금 때문에 하(夏) 나라가 망했고 주(紂) 임금 때문에 상나라가 망했는데, 걸·주가 망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것이 요지이다.
여기엔 요사스러운 여자도 등장한다. (포사(褒姒)와 달기(妲己)) 두 여자 모두 예쁜데 어느 정도 예쁘냐 하면, 나라가 기울어질 정도로 예뻤다고 한다. (傾國之色)
중국 드라마 봉신연의(封神演义)에 나오는 달기와 주왕이다. 달기는 예쁘고 주왕은 술에 취해 해롱거린다.(출처;https://vo.la/vgk4 o , 검색일, 2023.3.29)
요·순의 이야기에도 두 여자가 등장한다. 요 임금이 두 딸을 순 임금에게 시집보냈다. 지금으로 보면 매우 옳지 못한 위법적 요소가 많은 행위를 요·순 둘이서 한 것이다. 그러나 요·순이 다스리는 나라는 망하지 않았다. 따라서 요임금의 두 딸은 예쁘지 않았다는 합리적인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순임금은 피해자라는 주장도 가능하다. 못생긴 여자를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나 같으면 임금 안 한다.
그런데 이런 이분법적 사고는 어리석은 백성(소인들)을 다스리는 데는 좋을지 모르지만, 좀 유치하다. 편을 나누어서 옳고 그름보다는 우리 편이냐 아니냐로 찬성과 반대를 결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공자 시대에도 제정신을 가진 사람은 있었다.
자공이 말하였다. “주왕의 좋지 못한 점은 그처럼 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군자는 낮은 부류로 처신하기를 싫어하는 것이니, 천하의 악이 모두 그리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②
일반적으로 뒤 문장(군자는 낮은 부류로 처신하기를 싫어하는 것이니 천하의 악이 모두 그리로 돌아가게 되기 때문이다)에 집중해 “을(乙)이 되지 말라”는 교훈으로 새기는 구절이다.
하지만 내가 볼 때 핵심은 앞에 있다. 상(商) 나라를 말아먹은 “주왕의 좋지 못한 점이 사실 그렇게 심한 것이 아니다.”라는 부분이다. 이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의 진실에 대한 토로 2,000년 전에 이루어진, 위대한 진실에 대한 선언이다.
나라를 발전시키고 고도의 민주화를 이루려면 중국의 근·현대사를 열심히 공부해서 그 반대로만 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가 아직도 감히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공칠과삼(功七過三)’이다. 잘한 것이 70%이고 잘못한 것이 30%라는 말이다.
근현대 중국을 침략한 일본과 서구 열강에게 희생당한 사람보다, 더 많은 중국인을 죽인 사람에 대한 평가이다. 진시황 이래 가장 많은 문화재를 파괴했으며 10년 동안 전국의 대학 문을 닫게 한 사람에 대한 평가이다. 이렇게 큰 사고를 친 사람의 이름은 모택동이고 모택동을 이렇게 평가한 사람의 이름은 등소평이다. 심지어 등소평은 모택동에 의해 3번이나 쫓겨나기도 했었다.
등소평은 이렇게 인정할 것을 인정하고 포용할 것을 포용했다. 그 결과 그는 짧은 시간에 중국을 G2의 초강대국으로 탈바꿈시켰다. 만일 그의 정책 기조가 그대로 유지했다면, 중국이 미국을 대신하는 세계질서의 축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중국엔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 2,952명 전부, 100%가 습근평을 찬성했다. 습근평은 요·순과 같고 천사와 신(神)을 합친 것과 같으며, 따라서 누구도 그보다 착하거나 능력이 출중할 수 없다. 그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나쁜 사람이다. 이렇게 할 때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우리가 잘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