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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시락 May 29. 2016

#22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왜 논란인가?

대한민국 뜯어보기<7>

* 세상의 어제와 오늘을 담은 역사 매거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이익이 부닥치고 역사 인식에 대한 갈등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고요. 한 민족 또는 한 국가의 역사에 대한 인식은 향후 새로운 세대들이 우리의 조상이나 현재의 사회 공동체를 바라보는 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지금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느냐에 대한 증언이 바로 근현대사에 대한 평가입니다.

근현대사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리는
삶에 대한 자평

근현대사의 기준은 조선왕조의 붕괴 후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간으로, 19세기 구한말부터 21세기 오늘의 대한민국 정부의 역사가 이에 해당하죠. 19세기 구한말로 돌아가 보면 세계의 열강들이 조선을 둘러싸고 이권다툼을 하던 시기였고, 20세기 초에 들어서는 조선 왕조가 무너지고 일본이 ‘대동아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조선을 침공하여 식민지로 만들었던 시기입니다. 이후 36년간의 일제강점기를 거쳐 1945년 해방이 되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는 고대의 역사보다는 근현대 역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고대의 역사보다 근현대 역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역사의 평가를 받아야 할 역사의 주체가 바로 이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기성세대들이기 때문이죠. 기성세대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공유하는 역사와 그 자녀나 손자가 배워야 할 역사가 다릅니다. 또 아버지나 할아버지 연령대에 속한 사람들 간에도 역사에 대한 평가는 천차만별입니다.


자기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잘잘못을 따져 자기의 자녀나 손자에게 그 평가와 가치를 따져 전해주어야 하는 의무와 책임, 그리고 그에 따른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평가의 대상이 되는 역사에 연관된 사람들이 죽고 없는 가운데 벌어지는 평가가 아니라 현재 살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이기에 더욱 민감하고 이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요. 한 인간 공동체가 스스로 자신들에 대해 평가하는 일이어서 그 기준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역사적 평가를 내려야 하는 사람들이 곧 평가의 대상이므로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가장 단순한 해결책은 역사에 대한 평가를 자유롭게 허하고 그 생각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합의점에 이르기 어려운 근현대사라면 더욱 더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공론의 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수렴하여 몇 가지 공통된 평가와 평가 기준에 이르게 하는 과정이 가장 자연스럽죠. 물론 이상에 불과합니다. '승자의 역사'라는 말이 있듯 정치 권력을 가진 자들이 그들에게 유리한 역사를 서술하려 하고, 이에 따라 역사에 대한 상반되는 평가를 제한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역사적 상황과 사회적 한계를 안고 태어납니다. 그 상황과 한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을 바꾸기도 합니다. 반면에 사회를 변모시켜 그 상황과 한계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손에 달려 있지만, 무엇이 되었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아는 것은 중요합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를 가려낼 줄 아는 지혜도 길러야 하죠. 이를 위해 인문학이 필요하고 역사 공부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세계사, 왜?] 중에서


^엮인 글 : #21 자연의 세상에서 인간의 세계로

^엮인 글 : #19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라 해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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