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널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
너의 인생에서 나는 조연인데. 스쳐 지나가는 인물일 텐데.
주연인 너에게 핀 조명이 떨어질 때 옆에 있고 싶다는 생각.
아, 오해는 말아줘.
내가 조명 속에 너랑 같이 서있고 싶다는 얘기가 아니야.
나도 그 동그란 빛 속에서 서있을 수 있는 기회가 있거든. 내 인생에서 말이야.
너의 조명을 뺏을 생각은 절대 없어.
그냥 멀리서 그렇지만 어둠 속에서 너랑 제일 가깝게 있고 싶어.
욕심일까?
난 있잖아, 이런 내 마음이 붉은색 사랑으로 번졌으면 좋겠어.
네가 그어놓은 검은색 선을 넘고 싶어.
근데 네가 넘지 말라면 여기 가만히 있을게. 넘지 않을 거야. 약속해.
내 동그란 마음이 욕심이 될지, 사랑이 될지는 네가 결정하는 거야.
나는 그 결정을 존중할게.
작년 다이어리를 읽어보다 발견한 글을 다듬어 다시 써보았습니다. 그때 영화를 한 편 보고 떠오른 생각을 적었던 기억이 있네요.
욕심과 사랑의 차이는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냐에 따라 달려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선을 넘고 싶을 때도, 누군가가 내 선을 넘으려 할 때도 노크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렇기에 더 오묘하고 어려운 게 사랑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