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언 Oct 06. 2024

감성 꽃 필 때

감성 꽃 필 때


가을이면 어김없이 

발걸음 주는 귀한 손님이 있다  

내 안으로 오는 꽃 손님 

그래서 나만 볼 수 있는 내 꽃

그 이름 감성 꽃이라고 하지

아직은 다물고 있는 봉우리

감성을 먹어야만 피는 꽃


나섰다

가을 따라 꽃길 따라

그 길 따라

감성 꽃 먹이사냥을


여름이 밟고 지나갔을 

그 길을 끝없이 나도 밟는다.

나를 보러 가을이랑 

하얀 발자국 오는 날엔

첫눈 보는 날 겨울하고 걷는 날


간간이 와 몸을 

꼬집는 새침데기바람

스웨터가 머플러가

숨통 막을까 봐

겁먹어 급히 달아난 걸까? 


미처 전하지 못하고 

여기저기 바람이 흘리고 간 

가을 주워 

휴대폰에 그날을 준다.


가을 물고

가는 길 동행해 주는

흰구름 먹구름 두 남매   


칼칼하게 쏘아주는 가을볕은

행여 나 몰래 들어와 있을

시끄러운 세상사 바이러스

햇빛주사로 살균된 새 몸

갈아주니 개운한 몸 받아  

사부작사부작 가을 길을 걷는다.    


줄까 말까

갈등하는 맘 보이는

덜 핀 단풍 꽃은 또 

왜 그렇게도 사랑스런 거니

바스락 소리에 

가던 길 끊고 돌아보니

욕심 한가득 물고 있는

눈 마주친 애기다람쥐

그 욕심 뺏길라 줄행랑을 친다.

귀여운 그 모습도 내 꽃에 추가


하얀 면사포를 두른    

머리 큰 이름 모를 들꽃

눈길 맘길 주니 

살 냄새 훑어 한 줌을 

내손에 꼬옥 쥐어주는


후한 꽃심 받아 수혈주니

빨강이던 감성

파랑으로 충전만땅 되네

극적 감성생존 성공일세. 


후하게 받은 감성꽃향기

나눔 하려 부친다.

글 친구가 있는 

가슴 뛰는 놀이마당 

브런치스토리로. 

이전 07화 산사의 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