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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락Oazzang철유 Oct 26. 2023

33. 대표가 해야 할 일


25년 동안 건축 현장의 현장소장 일을 했습니다. 

그때는 매일매일이 전쟁이었습니다. 

마감일이 정해지면 하늘이 무너져도 그날은 지켜야 했습니다. 몇 천 명이 저의 결정만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짜 목숨 걸고 일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영어학원에서 1시간동안 회화 공부를 하거나 수영 강습을 하고 바로 출근하여 오전은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나의 판단이 어떤 사람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을 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전에 전화를 한 100통쯤 합니다. 

현장 용어로 단도리를 한다고 합니다. 

현장소장은 그런 단도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현장 마감이나 품질이 결정 됩니다. 

 

그렇게 미친듯이 일하고 점심을 먹고는 좀 한가해 집니다. 

 

오후에 많은 작업자들이 도면대로 작업을 하는 지 확인 하지만 좀 더 세밀한 것은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정리하여 줍니다. 

 

오후에는 사우나에서 잠깐 쉬기도 합니다. 

물론 특별한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갑니다. 그렇게 일하는 것을 보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건축 현장소장 일은 쉬운 것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현장소장의 역량이 발휘될 때는 평범한 일상일 때가 아닙니다. 

 

현장에 안전 사고가 나거나 도면과 전혀 다른 시공이 되어 지금까지의 작업을 모두 철거 하고 재 시공 해야 하는 등의 급박한 일이 생겼을 때입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현장소장은 24시간 긴장해야 합니다. 

 

현장소장의 판단 하나가 몇 천 명의 운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랑 같지만 저는 그런 일을 잘 처리 하였습니다. 

 

대형 극장 공사 시 용접 불똥이 튀어 작은 화재도 난 적이 있습니다. 바로 밤을 새워 이틀 만에 모든 상황을 정리 하였습니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일을 하다 보니 거래처 담당들이 저를 좋아했습니다. 

 

마감을 정확히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안전 사고도 거의 안 나게 하고 품질도 좋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별히 김경락 소장을 현장소장으로 정해 달라는 부탁을 제가 다니던 회사 대표에게 많이 했습니다. 

 

협력 업체 대표들도 저를 좋아했습니다. 

저는 항상 협력 업체 대표들을 그냥 갑과 을의 을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같이 현장을 만들어가는 파트너로서 안전하게 재 시공 없이 일이 끝나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협력 업체 대표들은 

김경락 소장님 현장은 언제나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돈도 많이 벌게 해준다”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도 저를 좋아했습니다. 

무조건 일을 던져주는 타입이 아니고 직원들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었습니다. 

최종 책임은 당연히 현장소장이 모두 져야 하지만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되도록이면 많은 권한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현장소장 일을 하다 보니 어느 직원은 

본인이 현장에서 배워야 할 모든 것은 김경락 소장에게 다 배운 것 같다”는 칭찬을 해 주었습니다.

 

얘기 하다 보니 제 자랑이 너무 길어 졌네요. 

 

저는 중개법인을 운영하면서도 건축 현장소장 일을 하던 때와 마찬가지 각오로 임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하나가 더 해졌습니다. 바로 고객들의 자산입니다. 

 

모든 가치를 고객들의 자산 보호와 증식에 포커스를 맞추고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개 보수에 대해 미리 계산하지도 않습니다. 고객의 자산이 최우선입니다.

 

대표로서 책임도 무한 책임을 지려고 합니다. 

빌딩인에서 벌어진 일은 대표가 모두 책임집니다. 

 

얼마 전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분쟁이 생겼습니다.  

 

이사를 잘 하시고 한 달쯤 사시다가 문제가 생겨서 담당자가 계속 해결을 하려 했는데 마무리가 잘 안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담당자는 비용 문제에 대한 권한이 크지 않기에 결정을 미루다가 계속 지연이 되고 있었습니다.

 

제가 관여하려고 했을 때 직원들은 저를 말렸습니다. 

 

대표님이 움직이면 오히려 임차인에게 빌미를 주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참여 안 하시고 가만히 있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했지만 저는 제가 직접 나섰습니다. 

 

대표로서의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몇 십 년 동안 습관처럼 당연하게 느껴 졌기 때문입니다.

 

금방 해결을 하였습니다. 

 

대표는 같이 일하는 직원들에게 많은 권한을 주어 자유롭게 일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급박하거나 위험한 일이 생겼을 때는 무조건 최전방에서 모든 책임을 지고 일 해야 합니다. 

 

그것이 대표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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