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115 첫째
평일 저녁,
아이들은 거실에서 공부를 하고 나는 안방에서 수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삼십분쯤 지났을까?
거실에서 공부하던 딸이 절뚝이며 방으로 들어왔다. 무릎을 꿇고 공부하더니 다리에 쥐가 났나보다.
수도승도 아니고, 바르게 앉으라고 아무리 말해도 쇠귀에 경 읽기다.
침대에 퍼져앉아 다리를 주물러 달라던 딸이 말했다.
"발등에서 동그란게 뽀글거리면서 올라오는 것 같아"
쥐 난 느낌이 거품이 보글거리듯 간지러운가 보다.
아이들의 표현은 뻔한 상황을 재미있게 만든다.
수영장에서 물놀이 하던 딸이 말했다.
"나 수영하다가 머리 부딪힌적 있는데 별이 보였어!"
머리를 부딪혀서 별이 보였다니 이 얼마나 고전적 표현인가.
책에서나 보던 이야기를 실제로 들으니 웃음이 난다.
아이가 본 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해져 다시 물었다.
"눈을 감고있는데 도대체 어떻게 별이 보였어?"
"종이로 접은 별을 구기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
종이로 접은 별을 구기는 건 어떤 느낌일까.
어린이들의 표현은 항상 새로워서 가끔은 완전히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때도 있다.
우리집에는 발등에서 거품이 뽀글거리고 눈앞에서 종이별이 구겨지는 2학년 어린이가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