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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e Park Sep 14. 2023

25일

분노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잠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혼자 화를 삭였다.

어젯밤 아이들을 따듯하게 안아주지 못했다. 사건의 발단은 둘째의 수학문제를 봐주다가 시작되었다.

덧셈은 3가지 방식으로 풀 수 있다. 딸아이는 덧셈을 할 수 있었지만 세 가지 방법으로 풀이하지 못했다.

아이를 이해시키고자 될 때까지 설명했다. 시간은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분노가 커질수록 아이가 쓰는 글씨가 점점 작아졌다. 엄마의 강압적인 설명으로 자신감이 없는 모습에 눈에 보였지만

화는 나를 집어삼켰고 스스로를 조절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정당하지 못한 화는 나를 합리화시켰다.

‘아이는 2학년이고 1학기때 이미 배운 문제야. 선행학습도 아니도 배운 것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어떡해.

이걸 이해하고 넘어가야 다음 것도 잘할 수 있어’

화가 날 순 있어도 화를 냈으면 안 됐다.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나를 흥분시키고 고조되는 분노를 알아차리고 의식적으로 그 자리를 피했어야 했다.

아이를 키울 때 종종 터져 나오는 분노를 경험하게 된다. 분노는 아이가 스스로 자라는 나무처럼 천천히 자란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분노는 엄마의 책임과 권위를 보기 좋게 버무려 자신의 정당함을 만들어냈다.

분노라는 감정 자체는 정당 했지만 아이를 향한 터져 나오는 분노는 정당하지 않았다.

아이에게 사과해야겠다.

“어제 엄마가 화내서 미안해. 엄마가 마음이 급했나 봐. 그래서 엄마가 화가 많이 났어. 어려울 순 있지만 천천히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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