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내 몸을 타고 흘러내리듯이,
물 같기도 하나 때론 어느 한 지점에서 뭉쳐지는 것 같이
하나 확실한 건 속도와 상관없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중이라는 것.
어느 날은 턱끝에, 살아가다 보면 허리춤에.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발끝을 지나 바닥을 타고 흐르겠지
흘러나간 그것들은 과연 어디에 모일까,
바닥에 널브러진 시멘트 조각 따위를 덕지덕지 품고 흘러나갈지
아니면 어느 한 곳에 모여 고이고 고이다 썩은 물웅덩이 따위가 될지
내 몸을 가득 채웠었던 그것들이 내 몸을 모조리 다 빠져나가는 그날,
나 역시 바닥에 널브러져 비를 맞고 바람을 맞아 서서히 깎여가겠지
다시 일어설 수 있나,
버티는 것 마저도 버거운 현재를 또 하루 살아내며 적는
마지막 오늘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