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feat. 김가남매들)

대를 이은 농담

by 하린

어릴 때 나는 고모를 닮았다는 말을 정말 싫어했다.

엄마도 아빠도 장난처럼,

“미옥이(고모) 딸래미, 니 느그 고모 집에 가라~”

이렇게 놀리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다! 내 고모 안 닮았다!”

하면서 방방 뛰었고,

정말로 가방 싸서 고모 집에 보내질까 봐

은근히 무서워했던 것도 같다.


세월이 흘러

우리 남매도 나이를 먹고,

어느 날 서준이랑 장난 삼아 얘기하다가

“서준아, 빨리 장가가서 딸 하나 낳아라~”

“근데 니 딸이 누나야 닮으면 어쩔래?”

이렇게 말했더니

그놈이 갑자기 질색팔색하면서

“으어억!! 누나야 닮았으면 누나야한테 갖다 애삐릴 끼다!!”

진심으로 공포에 질린 눈빛이었다.


나는 버럭했다.

“아니, 이 씨… 내가 뭐 어때서!!!!”


...아, 근데 생각할수록 기분 나쁘다.

이 자슥 이거 즈그 아빠가 하던 소리 똑같이 하고 있네.

진짜 어이가 없노. 이래서 씨도둑질은 못 한단 말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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