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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달빛 Nov 26. 2021

엄마, 이거 탄투유야.

따끈한 산수유, 너의 사랑이구나!



며칠 전 일이다.



퇴근 후 어린이집으로 갔다.

집에서 복작거리는 건 지칠 때가 있지만

터전에서 첫 대면은 정말 좋다!


엄청 반가운 시간

일하는 동안 떨어져 있던 새깽이들이 내 품에 안긴다.


"엄마, 이게 탄투유야 탄투유."


작은 손바닥 위에 산수유 열매 세 개

엄마 주려고 어린이집에서 나들이 갔을 때

주머니에 넣어왔단다.


"그렇구나~ 민아, 고마워."


하원길

준이 민이와 셋이서

세월아 네월아 느릿느릿 걷는다.

언제 도착하지 싶었으나

그래도 멈추지는 않으니 집에는 도착

대문 열고 들어오면서

늘 그랬듯이


"1번 신발을 벗는다.

2번 마스크를 건다.  

3번 겉옷을 벗어서 엄마에게 준다.

4번 옷을 다 벗어서 세탁기에 넣는다.

5번 손을 씻는다."


하면서 잔소리를 했다.



3번을 하던 민이가


"엄마 이게 안 벗겨져."


하면서 나에게 팔을 내밀었다.


주먹을 쥐고 있으니 소매에서 손이 빠져나오지를 않았다. 나는 민이에게 손을 펴야 벗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아니~ 손에 이게 있어서 그렇지이~~."


작은 손바닥 위에 여전히 산수유가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우리 집에 오는 길 내내 손에 쥐고 있었는지 내 손으로 전달된 산수유가 뜨끈뜨끈하다.





산수유가 온도 때문에 이렇게 귀여워 보이다니!

받아서 바닥에 내려놓았는데도 고 작은 주먹이 같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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