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주니어 일기에 이어 새로운 일기입니다 :)
아래는 지난번에 올린, 주니어의 일기 시리즈입니다.
그럼 이번 편의 일기 시작합니다 :)
2019년 6월 17일 메일 한통을 받았습니다.
켈리 님, 낯선 것도 많았을 텐데, 잘 적응하고 계신 듯하여 좋네요
내일 행사 혼자 챙기느라 정말 수고가 많으세요.
시작부터 모든 부분 세세하게 켈리 님이 잘 정리해주고 계신 듯하여 별도로 피드백 나눌 것은 없는 것 같고요.
그보다도 처음 회사에 조인하여 일을 시작한 후로 3개월 넘게 야전 생활을 하며 힘든 일이 정말 많았을 텐데
그간 잘 버텨주셔서 고맙습니다. 마음껏 동료들에 둘러싸인 기쁨을 누리시며, 일에서 실력 발휘해 나가는 쪽으로 화이팅 하자구요!
고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고맙다는 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는 5글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 후, 지난 3개월이 후루룩 지나가더라고요.
사회초년생은 이 한 마디에 온 세상을 가진 듯, 울고 웃는 하루를 보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맙다는 인사가 아닐까요.
어떻게 3개월이 지났구나. 그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구나. 간절히 바라는 건, 그간 내가 조금이나마 성장하여,
팀과 회사에 도움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뿐이었습니다.
제게 들었던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조언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주니어에게 꼭 필요한 자세이기도 합니다.
1. 내 말을 그대로 전하는 건 메신저에 불과해요
우린 지금 회사에 Delivery 가 필요한 게 아니에요. 그저 메신저에 불과한 사람이라면 뽑을 이유가 없죠.
고민을 깊게 해 보세요. 이 상황에서는 어떤 것들이 추가적으로 더 필요할지,
어떤 고민과 디테일을 챙겨야 할지. 제가 다시 한번 보지 않아도 불안하지 않을 만큼.
아직은 켈리 님이 어떤 일을 다했다고 주시면 제가 불안한 마음에 꼭 검토를 해요
어쩌면 그 시간이 캘리 님이 들인 시간보다 훨씬 길 수도 있고요.
일을 빠르게 여러 개를 끝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빨리 끝내면 뭘 해야 할지 방황할 때가 있다고 하셨죠?
그런 마음이 들 때는 다 완성했다는 일들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확인해서, 일의 완성도를 높이려고 해 보세요.
그럼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방황하지 않아요. 분명 2배-3배의 시간이 더 걸릴 테니까
나름 검토하고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오타에, 정렬과 오류 투성이에, 정돈되지 않은 글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제가 해야 하는 많은 일들을 빨리 처리하기에 바빴던 것 같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빨리가 아니라 디테일인데.
어떤 일을 받았을 때, 그 일에서 끝내지 말고 깊게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팔로 업하는 일에 대해서는 모두 이해하고 PIC가 되어 책임감을 가져야 했는데, 일을 빨리 해내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이지요.
회사 입장에서는, 이제 들어온 사람에게 전문적인 일을 맡길 수 없습니다. 아직 업계의 전문성과 노하우가 부족하니까요. 그러니 주니어가 가장 잘해야 하는 일은, 내가 담당하고 있는 사수분의 일을 제 때에 팔로업하고, 맡은 업무에 있어서는 완벽하게 캐치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제가 어떤 멋진 사수분이 인턴분들께 전했던 사례를 아래에서 소개하며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름하여, 여러 번 지시 없이 탁탁 혼자서 해내는 주니어 되는 방법!
이렇게 주는 업무를 잘 처리했다면 그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팀과 현재 상황을 잘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요즘같이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많은 환경일 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는, 시기적절하게 질문을 잘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요. 현 상황을 팀에 잘 업데이트해야, 제가 옳은 방향성을 가지고 일을 하는지를 팀에서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잘못된 부분은 빠르게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경청의 중요성도 배웠습니다.
경청, 진정성, 내가 누군가의 말에 집중하고 있다는 눈빛과 표정
그런 하나하나가 나에 대한 인상과 느낌을 만들어주는 건데, 아직도 저는 이런 작은 일 조차 완벽하지 않습니다.
가설과 데이터 설정의 중요성
이건 어떤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라는 질문에 저는 제 머릿속에서 상상한 결과를 말씀드렸습니다.
아주 잘못한 일이죠. 적어도 수익을 만들어내야 하는 회사에서는 모든 건, 가설과 정확한 수치와 데이터가 뒷받침된 근거로 이야기하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현재 우리 회사의 상황에서, 그 방안을 선택했을 경우 이런 손실과 이익이 발생하니 그 방안을 선택하려면 적어도 이런 대안을 만들지 않는 한, 이건 실행할 수 없어를 보여줄 수 있는 근거. 말입니다.
이런 작은 단위까지 Data-driven thinking이 필요한 집단이 회사입니다.
제게 필요한 자세였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이런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에 맞는 근거를 찾고 그 근거는 반드시 이전의 데이터와 수치에 근간한 자료로 이해하는 일 - (문과생에게 숫자란...^^)
알아야 합니다. 팀 내 사수분이 나를 챙기는 것 외에도, 얼마나 바쁠지. 얼마나 정신이 없을지
그러니 사수분께서 해주시는 설명을 머릿속에 잘 기억해두었다가 실제 일에 적용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거쳐야 합니다.
이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여기서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세요.
동시에 많이 성장해야 합니다. 혼자서도 일을 할 수 있는 실력을 쌓아야 해요. 지금의 프레임을 혼자서도 가질 수 있어야 해요. 그러니 다양한 기획과 일을 직접 end-to-end로 마쳐보는 게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회사에서 인정받으세요. 이 사람은 이만큼 성장하고 이만큼이나 일을 잘하는 사람이니, 어디서든 잘할 거야. 그러니 그걸 증명해내세요
나와 같은 사회초년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회사에서 인턴들에게 가끔 일을 늦게 주거나 어떤 날에는 일을 주지 않을 때도 있었다.
하루는 한 팀장님이 인턴들에게 했던 말씀이셨다.
하나의 일을 인턴에게 주면 그걸 잘 설명 하주는데 30분, 그리고 인턴분들이 그 일을 하는데는 40분이 걸립니다. 바쁜 회사에서 똑같은 일을 그냥 팀장이 혼자서 하면 15분 만에 해결할 수 있어요.
인턴분들은 일을 하다,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회사를 떠나겠죠?
그럼 담당자가 바뀌어야 해요. 일은 바쁘고 최대한 빨리빨리 해결되어야 하는데, 그 리소스를 과연 매번 인턴분들께 쏟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 결국 우리는 회사의 모든 일을 인턴에게 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어제까지 만들었던 장표, 모두 이해되나요?
그럼 이제 눈감고 그 장표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라고 하면, 만들 수 있겠습니까? (모두 아니요를 말했다)
인턴분들이 여기서 배워야 하는 건 하나입니다.
지금 배운 것을 다른 회사에 가서도 자유롭게 적용하며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
어떤 자료를 하나 만들었다면 1) 이 장표는 어떤 논리와 흐름으로 만들어졌는지 2) 이 장표가 완성되기까지 실무단의 의사결정에는 어떤 과정들이 필연적으로 발생했는지 등, 해당 건에 대해서만큼 인턴분들도 담당자인 것처럼 A to Z로 모두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여기서 배웠던 것들은 어느 회사에서도 적용이 가능해요.
회사 상사는 다 알아요.
여러분이 그걸 얼마나 이해하고, 공부했는지, 여러분과 대화하면서 다 느끼게 되는 거죠.
팀장이 이해하는 것만큼, 어쩌면 그 이상, 그 프로젝트를 머릿속에 집어넣었다면 팀에서는 인턴분들께 일을 안 줄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 일에 책임감을 다해 잘하고 있다는 걸 명확히 알고 있으니 더 다양한 영역의 일을 주겠지요.
그러니, 인턴생활을 할 때, 단순히 주는 일들만 처리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저걸 완벽히 나의 것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많이 배우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사는 학교가 아닙니다.
어떤 일을 대하든, 숙제라 생각하고, 남의 일에 접근하는 방식은 옳지 않아요.
어떤 글을 보든, 우리의 일을 찾으려는 관점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도 실력입니다.
본인의 기획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다면
1) 하고자하는 기획이 회사의 이익과 일치할 때,
2) 하고자하는 기획이 이 사징의 니즈와 일치할 때,
어쩌면 이건, 인턴뿐만이 아닌, 사회초년생인 나에게도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니어의 생존 일기였습니다 :)
그 외에 일하면서 느낀 좌충우돌 주니어의 이야기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