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비산인도교'를 건널 때마다, 사람의 길을 가로지라는 학의천을 내려다본다. 물길을 따라서도 물길을 가로질러서도 사람의 길이 있다. 물길에서 물은 흐른다. 그것이 사람과 다른 부분이다. 우리는 걷지만 물은 흐르는데... 내가 가진 물의 이미지는 '흐르는 물'이다. 속도감을 상실하고 흐르는 이미지를 가진 물이다. 어떤 여자 작가가 마루야마 겐지의 '물의 이미지'를 표절했다 해서, 문단이란 것에서 사라졌다가 돌아왔다. 그 흐름이 또 물의 흐름 같다. - 비가 세차게 내린 어느 날 아침 넘칠 듯 말 듯 물은 불어 올라서 그 흐름이 세차지만 내게는 아무래도 그저 흐르되 고이고, 고이되 흐르는 어떤 '물의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