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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보는 기쁨

by 현진현




사물에도 영혼이 깃들 수 있다고 믿는 나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돌보듯 악기를 돌보는 중입니다.

'페페'라고 부르는 '아몬드페페' 화분도 돌보고 있습니다만

역시 주종목은 몇 대의 기타입니다.

가끔은 기타의 이름도 지어주었습니다.

'민트'라는 아이가 팔려나갈 때 정말 마음 아팠습니다.

민트는 큰아이 입학금으로 다른 가족의 품에 안겼습니다.

사랑받고 있을 겁니다.

- 그렇게 믿고 있고 믿고 싶습니다.

어디 업소에서 활동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그렇게 상상하면 너무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기타는 습도 정도를 돌보고 있습니다. 온도도

돌봐야 하지만 여름의 온도에는 비용이 제법 들어가니까...


돌보는 기쁨 - 왠지 더 좋은 소리를 내주는 순간들.

사진 속의 기타 - 제 방에 온 지 한두 달 된 것 같은데 아직

이름을 짓지 못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와서 그렇겠지요.




오늘도 잠시, 저에게 온 이상 팔지 않을 거라고 다짐합니다.


사랑하는 무엇이든

어떻게든 떠나보내지 않고 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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