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소식(小食)을 하고 있습니다 - 제7화 -
저는 소식이 잘 되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 지금 이 음식이 맛이 있어서 먹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요. 맛이 있다면 그 즐거운 기분을 누립니다. 한 번 소식을 못한 들 괜찮다고 생각하지요. 반대로, 맛있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주의를 기울여 탐색을 합니다. 더 먹을지 말지를 정하기 위해서요.
소식을 하면서 세상의 음식을 네 가지로 분류해보게 되었는데요.
첫째가 몸에 해로운데 맛있는 음식,
둘째가 몸에 해로운데 맛도 없는 음식,
셋째가 몸에 좋고 맛있는 음식,
넷째가 몸에 좋은데 맛이 없는 음식입니다.
소식에 여러 차례 실패하면서 제가 이유를 불문하고 먹지 않기로 한 것이 바로 두 번째 음식입니다. 경험상 이 음식은 먹을 이유가 없습니다. 돈이 아깝거나 버리기 죄책감이 드는 게 싫어서 먹었다고 치지요. 그러면 맛없는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는 없기에 몸속에 넣느라 힘들고, 칼로리는 고스란히 체중으로 옮겨갑니다. 소화도 잘 안 됩니다. 재료도 좋지 않으니 이건 몸에 득이 되는 게 아니라 독이라고 해야겠지요.
소식을 힘들게 만드는 원인을 찾던 중 제가 이 두 번째 음식을 자주 먹는다는 걸 알아챘습니다. 억울하더군요. 제 몸이 쓰레기통도 아닌데 음식 같지도 않은 것 때문에 잘 해오던 소식이 헝클어진 게 말이지요. 그 후 저는 맛도 없는데 몸에 득 될 게 없는 음식은 남은 양에 상관없이 먹는 것을 멈추고 버립니다.
음식을 분류하면서 깨달은 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소식을 못한 날이라고 다 같은 날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똑같이 소식을 못했지만 첨가물 범벅인 가공식품을 먹고 과식을 한 것과 직접 만든 요리를 먹고 과식을 한 것은 다릅니다. 후자가 몸에 훨씬 나으니까요.
물론 적당량을 먹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미 뱃속에 들어간 음식을 후회한들 어쩌겠어요? 그래서 저는 건강한 음식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운 날은 ‘건강한 음식을 먹는 습관’ 한 번을 실천했다고 생각해요. 그러고 나서 다음날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소식을 합니다.
사실 몸에 해로운데 맛있는 음식을 도저히 참기가 힘든 날도 있습니다(아니, 아주 많습니다). 그럴 때는 우선 몸에 좋은데 맛도 있는 음식이 있는지 찾아봅니다. 과자를 사는 대신 견과류를 사거나, 빵 대신 돈을 조금 더 주고 과일을 삽니다.
소식을 하지 못할 것 같은 날에도 가급적 건강한 음식을 고릅니다. 몸에 나쁜 탄수화물은 인슐린 분비를 자극해서 또 다른 탄수화물을 부르고, 첨가물은 또 다른 첨가물을 부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정하고 몸에 나쁜 음식을 먹어야 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지난 화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작은 접시에 덜어서 양을 조절하고 계란이나 삶은 계란, 오이, 바나나 등을 같이 먹어서 포만감을 높여줍니다. 좋은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평소에 잘 챙겨 먹는 것도 인슐린 분비를 줄여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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