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다 횟수가 중요하다
19년도 6월 1일 키 168cm인 내가 70kg 몸무게를 찍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날이다. 이날 내 주특기 줄넘기로 운동을 시작했다. 30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줄넘기를 했고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 5kg 가까운 감량에 성공한 것이다. 체중 감량이 표면적 변화이지만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경험'이 가져다준 내적 성취감이 더 큰 선물이었다. 아래 글들이 줄넘기가 가져다준 경험이자 선물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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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줄넘기를 하며 얻게 된 변화를 브런치에 글로 적었고 많은 분들이 보고 호응해주었다. (지금도 내 글의 대부분의 조회수는 줄넘기 관련 글이다) 이 분위기를 이어받아 온라인 줄넘기 모임을 직장 내에서 시작했다. 10여 명이 함께 시작했고 이후 15명 정도의 인원이 함께 했다. 줄넘기와 각자 선호하는 운동을 하고 인증하는 방식이었다. 나의 운동 루틴을 동료들과 연말까지 이어졌고 마무리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이어가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온라인 모임을 리딩 하는 스킬이나 재능이 부족했던 탓이 크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함없이 열심히 하는 소수의 사람과 달리 처음의 품었던 포부와 동기가 사그라든 대부분의 사람들을 어떻게 독려해야 할지 잘 몰랐던 것이다. 기간으로 쪼개도 보고 유료 모임 또는 무료 모임으로 동기를 끌어보려 했으나 뭔가 어색한 설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온라인 모임은 끝나게 되었다.
혼자서도 평균 주 5일은 할 정도로 꾸준했다. 하지만 같이 하는 사람들 있었을 때만큼 동기가 지속되지 못했다. 하루를 살다 보면 운동을 해야만 하는 이유보다는 하루정도 건너뛸만한 이유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나도 그 유혹을 온전히 혼자 물리치지 못해 운동의 강도가 줄어들거나 횟수가 하나씩 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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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퇴사 말고 휴직'이라는 일명 휴직 가이드 북을 읽고서 도전을 받아 내 주 종목인 줄넘기를 넘어 달리기를 시작했다. 육아휴직을 시작하고서 같은 팀 동료들과 운동을 하지 못했고 체중도 살짝 불어 있었던 터라 달리기는 그 자체로 자극제가 되었다. 일주일 운동을 하고 나니 무언가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온라인 운동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오픈방에는 운동을 300일 500일 심지어 900일 인증을 하며 꾸준함을 이어가고 있는 분들이 있었다. 운동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 같이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 속에 있다는 느낌이 꾸준함의 텐션을 유지하게 했다. 그렇게 100일을 맞이했다.
누적일을 기록하는 게 별것 아니지만 다음 숫자를 스스로 기대하게 만든다. 그리고 오픈 방에서는 100 단위 인증을 하게 되면 격한 축하를 받게 된다. (이게 뭐라고ㅎ) 그런데 기분이 굉장히 좋다. 그렇게 사소한 장치가 지속하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누적일 기록전 일주일 포함해 30일 정도는 초반에는 달리기만 했다. 보면 기록이 점차 좋아졌다. 달리기를 하면서 푸시업, 풀업, 플랭크를 겸하게 되었다. 몸이 전체적으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운동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 게 마련이다. 어제보다 조금 더 하고 싶은 욕심 말이다. 모두가 그렇지 않겠지만 내 경우에는 그런 욕심이 커지다 보면 어느 날 운동 자체를 즐기기보다는 해서 끝내버려야 하는 일이 되어버릴 때가 있다. 나는 그 욕심을 버리고자 일부러 걷기만 하거나 푸시업 몇 개만 하며 속도와 욕심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100일 인증 전체적인 운동 기록 양(길이)을 보면 알 수 있다. 중반에 엄청 강도와 시간을 늘렸다가 후반에 다시 조절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다.
200일 300일 운동을 지속해 낼 것이다. 이를 위해 100일 동안의 '브레이크'를 교훈으로 새겨두어야겠다. 전체적인 운동량과 강도는 늘려가되 욕심이 운동 자체 즐거움을 빼앗아 가려고 할 때에는 브레이크를 건다는 교훈 말이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온라인 모임을 이끌어 보고 싶다.
3개월 뒤로 다가 올 200일 인증 완료 시점에 온라인 운동 모임임 기획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