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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일 독서 경험이 가져다준 변화

독서법 보다 독서습관

by 작업공방 디렉터

19년 11월 17일 하루 12분 온라인 독서모임을 시작했다. 같은 책을 읽고 나누는 목적이 아니라 '꾸준한 독서'를 목표로 만든 모임이었다. 열명 남짓 멤버가 모였고 닉네임으로만 알고 실제로는 모른 체 독서 습관을 만들고자 그렇게 1일 차 미션을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독서 경험을 쌓으며 습관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있다.


최근 뒤늦게 합류한 멤버의 100일 인증 축하 글도 브런치에 공유했다. 오늘은 모임을 리딩하고 있는 본인의 300일 인증을 기념하고자 글을 쓰고 있다.


나라는 사람에게 독서란

책 읽는 즐거움을 처음 알게 된 건 20대 초반 때지만 그 뒤로도 꾸준한 독서를 하지 못했다. 2016년 직장에서 독서경영을 공식적으로 도입하면서 직원들에게 독서를 적극 장려했고 그 영향으로 책을 읽어야겠다는 마음은 분명 더 커졌다. 그러나 여전히 독서 습관은 형성되지 못했다.


2019년 가을 경수점(경험수집잡화점)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독서모임에 참여하면서 독서습관 형성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때가 7월부터 운동을 꾸준히 해 오며 운동습관을 만들었던 시점이어서 생애 최초 독서습관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으로 하루 12분 온라인 독서 모임을 오픈하게 되었다.


이 글로 300일의 여정을 자세히 다루긴 어렵지만 300일 동안 독서를 해 오면서 어떤 변화와 마주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나의 이야기가 누군가 독서를 시작하고 지속하게 하는 글이 되면 좋겠다.


1. 책 읽는 양이 달라졌다.

300일 시점에 총 66권의 책을 읽었고 현재 읽고 있는 책을 완독 한다면 11월까지 70권은 충분히 읽게 된다. 질적인 독서를 이야기한다면 권수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책을 읽지 않던 내가 독서습관이 형성된 결과로써 눈에 보이는 양적인 변화가 1차적으로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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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 글 쓰는 양이 늘어났다.

책을 읽으니 무언가 밖으로 꺼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는데 그 시작은 책 리뷰글이었다. 나는 여전히 브런치 초보 작가인데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이전보다 글을 더 쓰게 되었다. 09년도 작가 등록되고서 올해 봄까지 브런치 글 넘버가 33이었는데 지금 90이니 확실히 더 쓰긴 했다. 언제부턴가는 쓰는 글에 읽었던 책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내용을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3. 육아휴직 기간에 격려와 도전을 받았다.

https://brunch.co.kr/@onlyloveot27/53

서평단 참여하면서 만나게 된 책이었지만 나와 비슷한 경험을 먼저 한 선배의 조언이 육아휴직 후 방황하고 있는 나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다. 작가의 조언에 따라 실제로 글쓰기와 달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최호진 작가님과 올해를 넘기지 않고 만나기로 했는데 기대가 된다.



4. 아이들과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고르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 셋을 둔 다둥이 아빠다. 책은 나를 위해서도 읽지만 아이들의 양육을 위해서도 읽는다.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모든 부모들의 평생 과제이듯 나에게도 마찬가지다. 내가 책을 계속 읽다 보니 그 즐거움과 유익을 아이들도 일찍이 깨달았으면 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들었다. 다른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읽었던 책이 두 권 있었다.

https://brunch.co.kr/@onlyloveot27/44

https://brunch.co.kr/@onlyloveot27/72

물론 두 권의 책은 결이 좀 다르다. '아홉 살 독서 수업'은 초등 저학년의 독서습관을 기르기 위한 조언을 핵심으로 담았고 '공부머리 독서법'은 성공적 입시를 위한 근본적 처방으로써 이야기책을 통한 독해능력 향상에 방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결국 독서라는 게 부모가 주도할 수 없고 아이들이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공통점으로 꼽는다. 부모는 아이들을 위해 독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데 꾸준히 도서관에 가는 것, 스스로 책을 골라 보는 것을 꼽았다. 이를 실천하게 된 것도 책을 읽었던 덕분이다. 아무쪼록 아이들이 나보다는 일찍 책 읽는 즐거움을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5. 나만의 삶의 방향을 찾게 됨

내가 읽었던 책을 다시 돌아보면 나에게 관계된 사람이 누구였나 알게 되고, 나의 관심사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지 알게 되고, 지금은 어느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1년 동안 읽었던 흐름을 보면 그때 내가 어떤 생각을 주로 하고 살았는지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눈 계기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떠올려진다.


독서를 하지 않을 땐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 잘 몰랐다. 책을 읽어 갈수록 내가 모르는 게 얼마나 많은 사람인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사람임을 몸소 깨닫게 된다. 이는 부족함을 빨리 채워야 한다는 조급함이 아니다. 독서를 통해 어제 보다 더 '나 다운' 삶을 찾아갈 수 있겠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이다. 앞으로 내가 만나는 책들이 나한테 어울리는 인생의 한 걸음씩 떼도록 도울 것이라고 믿는다.


그 사람에게만 어울리는 인생이 있듯이 책은 그 사람 다운 삶으로 이어주는 징검다리다.


6. 독서방법도 달라짐

처음에는 많이 읽을 욕심에 문장을 꼭꼭 눌러 읽거나 사색하는 과정으로 넘겨두지 못하고 그냥 읽었다. 시중에 좋다는 독서법 책들도 많이 나와 있고 읽어봤지만 결국엔 꾸준히 독서를 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해답이라는 생각이다. 아무리 좋은 독서법도 독서습관보다 앞설 수 없다. 꾸준한 독서를 하는 사람에게 좋은 독서법이 옷 입혀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독서 스타일도 오락가락했다. 요약하자면 1) 그냥 읽기 2) 귀 접기 해 두고 줄 치고 책에 메모하며 읽기

3) 노트 앱에 문장을 수집하고 나의 생각을 기록하며 읽기 정도가 되겠다. 지금은 구입한 책이라면 귀 접고 줄 치며 바로바로 메모하며 읽는다. 빠른 시간 내 재독 하면서 남기고 싶은 문장은 따로 적어 두고 글 쓸 때 인용을 쉽게 하기 위해 태그(키워드)를 달아둔다. 그리고 더 깊이 생각에 넣어두고 싶은 책은 리뷰(서평)를 쓴다.


가끔은 책의 문장은 이쁜 디자인 툴에서 가공해 사람들에게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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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독서모임의 진화

다음 주면 하루 12분 온라인 독서모임 시작한 지 1년이 된다. 2년 째를 맞는 하루 12분 독서모임 시즌2 에서는 월 1회 독서모임을 기획하고 있다. 쌓인 독서 습관 토대 위에 질적인 독서를 살짝 꾀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이 성장하듯 모임도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멤버들의 참여가 결정적이겠지만 시도해보면 거기서 배워지는 무형의 자산이 있음을 믿기에 또 한 발짝 떼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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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의 축하톡

독서 습관을 만드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 클릭해 들어오시면 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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