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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 THE RECORD Jun 08. 2018

내가 죽기 전까지
계속 하고 싶은 일

시간을 달리는 세가지 질문 #06. 강태영 

[온더레코드 x 틴스토리] 는 씨프로그램이 만나 온 청소년들의 이야기입니다. '다음 세대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투자해 오는 동안, 프로젝트에 함께한 친구들의 생각도 함께 자랐습니다. 어떤 순간, 어떤 결정들이 쌓여 의미있는 경험으로 남는지, 청소년들이 어떤 궤도를 그리며 성장하는지, 프로젝트와 상관없이 긴 호흡으로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씨프로그램이 지난 3년간 만난 청소년 5500명 중 10명의 청소년에게 6개월 마다 같은 3가지 질문을 던지고 그 대답을 따라가는 긴 여정입니다. 10주 동안 10명의 Teen Story를 전해드립니다. 


유스벤처(Youth Venture)는 청소년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친구, 멘토,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과 함께 변화를 주도하는 활동을 뒷받침하는 플랫폼입니다. 지금은 유쓰망고가 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태영이는 스스로 '체인지메이커 광신도'라고 표현할만큼, 사회적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아요. 학교에서 주도적으로 동아리를 꾸려 대표를 맡을만큼 주도적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혁신가적인 면모를 닮고 싶다는 태영이는 세가지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요? 






Part 1. 체인지메이커가 바꾸는 세상 


Q. 스스로 체인지메이커 광신도라고 소개했어요. 체인지메이커 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2015년 3월 선생님의 권유로 SAP Korea 에서 열린 ‘체인지메이커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1학년 때 교육복지홍보단 활동을 하면서 알게된 정유진 선생님께서 저를 눈여겨 보고 추천해 주셨어요.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유스벤처 활동을 시작했어요. 이전까지는 청소년 복지 활동에 더 무게를 뒀었는데, 혼자 알기 아까운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친구들과 함께 하고 싶어 고등학교에 올라와 공감혁신부를 만들었습니다.   


태영이 체인지메이커가 된 바로 그 워크샵


Q. 공감혁신부는 어떤 동아리예요?

 2018년 현재 총 33명의 친구들(2학년 8명, 1학년 25명)이 활동 중이에요. 3일동안 후배 둘과 함께 도서관 한 쪽 구석에 비어있던 공간을 청소해서, 가벽을 세우고 동아리 사무실을 마련했어요. 학교에는 아직 동아리 활동 관련된 예산이 없어서 외부 공모사업을 많이 지원해 보고 있어요. 여성가족부 청소년 프로그램 공모 사업에 선정되어서 220만원 지원을 받았고, 안양시 학생동아리 지원 사업에서도 120만원을 지원받았어요. 이 펀딩과 체육진흥공단의 공모 사업을 통해 올림픽 파크텔 이용 지원을 바탕으로  ‘초중고 연합 체인지메이커 캠프’를 9월에 진행하려고 기획 중이예요.  



나만 알기 아까운 체인지메이커 문화를 
우리 학교 친구들, 넓게는 전국의 또래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공감혁신부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공.감.혁.신.부


 공감혁신부는 매주 수요일마다 2시간씩 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2차례 진행하면서 활동 소개와 아이스 브레이킹도 하고, 유투브에 있는 체인지메이킹 영상을 다같이 보면서 포스트잇으로 각자의 생각을 나누기도 했어요. 앞으로는 체인지메이커 가이드북에 있는 내용들을 적용해서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커리큘럼을 짰어요.  


체인지메이커 가이드북에 있는 '모험 로드맵'
유스벤처의 세가지 책을 온더레코드에서 볼 수 있어요.


Q. 공감혁신부에서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어요? 

  이번 학기에는 ‘인성 교육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려고 해요. 이 프로그램은 중앙일보와 유쓰망고가 진행했던 체인지메이커 활동에서 시작했어요. 전국 중/ 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 진흥법이 시행되면서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해요. 창덕여중 등 몇몇 학교에서는 제대로 인성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많은 학교에서는 방송만 틀어놓거나 인성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협회에서 강사가 파견와서 터무니없는 내용을 가르치는 ‘시간 때우기’ 식이에요. 예를 들어서 닉 부이치치의 장애 극복기를 매사에 감사하라는 식으로 교훈을 강요하죠.  

변화의 시작은 바로 우리


 이걸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커리큘럼도 직접 짜보고, 2월 초에 경기도 교육청 담당 장학사님과 인터뷰도 했어요. 요즘은 저희 동네에 있는 청소년 문화의 집에 일주일에 한 번씩 교육 봉사를 나가고 있는데, 그 곳에서 인성교육뿐만 아니라 시민교육도 하고 있거든요. 이걸 바탕으로 시민교육 x 인성교육 x 체인지메이커 공감교육을 합쳐 새로운 체인지메이커 교육 version 3.0을 만드는 융합 체인지메이커 프로그램을 솔루션으로 진행할 계획이에요. 셋 다 비슷한 맥락이고, 시민교육이나 인성교육도 모두 체인지메이커에 내포가 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내용을 추가하고, 체인지메이커에게 필요한 자질 중에 이런 부분들이 부각될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태영이가 만들 새로운 체인지메이커 교육 ver 3.0은 어떤 모습일까요?


어차피 수업을 받는 건 학생들이니까,
저희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적용시키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상상해 보고 있어요.     


 경기도 교육청 장학사 님과 인성 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 문제 의식과 지향점이 정말 잘 맞았는데, 왜 현장에는 이런 생각이 반영이 안 되는지 여쭤봤어요. 장학사 님이 말씀하시길 교육청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회차와 연간 연수 시간을 지키라는 정도지,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지에 대해서는 학교마다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청에서 당장 질적 수준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어차피 수업을 받는 건 학생들이니까, 저희가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적용시켜 보자는 방향으로 솔루션을 상상해 보고 있어요.       




Q. 유스벤처가 태영이에게 정말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 중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스스로 예전에는 ‘저게 문제인데 왜 가만히 놔두고 있지?’ 생각만 하고 행동을 시작하진 않았는데,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접하고 그 질문에서 한 발 더 나아가서 ‘아 그럼 내가 저 문제를 해결해 봐야지!’ 하고 팀을 꾸려서 시작하게 된 게 가장 큰 변화에요.   


너는 체인지메이커가 뭐라고 생각해?



‘아 그럼 내가 저 문제를 해결해 봐야지!’ 



 주변에선 친구들한테 그 시간에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라는 핀잔도 받았는데, 별로 신경 안 썼어요. 공부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켜야 공부도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선생님들은 다행히 지지해 주시는 편이라서 도움이 되는 정보나 자료도 주시고요. 담당 선생님은 올해 환갑이실 정도로 나이가 많으신데, 유스벤처 활동에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주셔서 되게 감사하죠.   

 1학년 때 성적이 떨어지긴 했는데, 올해부터 다시 좀 올릴 계획이에요. 작년에는 처음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여서 시간을 엄청 많이 쏟아부었어요. 이제 올해는 너무 한 쪽에 시간을 치중하지 않고, 개인적인 학업이나 다른 부분에도 시간을 균형있게 쓰려고 노력하려고 해요.     








Part 2. 태영의 시간을 달리는 3가지 질문 


첫번째.  

  저한테는 ‘부모님’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엄마가 외할머니께 배운 가정 교육을 제게 해준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희 부모님만의 가정 교육이 있는데, 열린 마음으로 제가 어떤 활동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하기보다 절 믿고 지원해 주시는 편이에요. 그리고 어릴 때부터 “기면 기고 아닌 건 아닌거다”라고 사리분별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윤리적, 도덕적으로 뭔가 아니다 싶을 때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판단력과 결단력을 길러 주셨어요.    


지금의 강태영을 만든건, 부모님과 외할머니의 응원과 지지죠.


    ‘외할머니’ 영향도 컸어요. 초등학교 때까지 조부모님이랑 같이 살았어요. 3층짜리 건물에 1층은 세탁소가 있었고 2층에 저랑 부모님, 두 남동생들(초 5, 6학년)이 같이 살고, 3층에는 친할머니, 친할아버지가 살았어요. 심지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도 가까운 남양주에 사셨어요. 어릴 때부터 일주일에 5일은 외할머니 댁에 놀러갈 정도로 시간을 많이 보내서, 부모님 다음으로 영향을 많이 준 분이 외할머니였어요. 항상 ‘너가 하고싶은 게 있으면 해야지, 왜 안 해~’ 하시면서 적극적인 태도를 응원해 주셨어요.   




두번째.

 저한테는 학업같은 개인적인 일보다는 공동체나 가정, 사회적인 이슈가 더 우선시되는 거 같아요. 솔직히 이제 100세 시대인데, 제가 100살까지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해요.



세번째.

 중학생 때부터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성장 단계, '체인지메이커 광신도'가 되어 온 여정이 있어요. 중1 때부터 신성중학교 교육복지단 활동을 행복 징검다리라는 이름으로 했어요. 율목종합사회복지관과 노인-청소년 복지 융합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활동을 많이 했었어요. 그 중에 체인지메이커를 세부 사업으로 진행했고요.  


 중3 때 다문화가정 초등학생 친구들이랑 같이 에르디아 독서토론이나 공감교육 봉사활동을 나갔을 때 스스로 느낀 게 많았어요. 예를 들면 수업하면서 그 친구들이 상대의 눈을 마주치면서 대화나누는 모습을 봤거든요. 오히려 제 나이 또래 청소년들보다 순수해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의 버릇이나 성향을 파악하는 게 더 정확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그 친구들 앞에서 행동을 더 신중하게,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무슨 말을 해도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집중해서 들어주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시작했을 때의 마음’을 되새기기도 했고요. 초심을 돌이켜보면서 개인적으로 반성도 했고, 많이 배웠어요.  



전 아무래도 비영리, 영리를 떠나서
체인지메이커 활동은 죽기 전까지 계속 할 거 같아요.   



 

  우리나라에 정책적으로 체인지메이커 문화를 확산시키거나, 체인지메이커 프로젝트를 하는 청소년들을 찾아다니면서 지원해 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어서 운영하고 싶어요. 부모님도 절 믿어주시고 지지해 주시는 편이에요. 딱히 제한없이 ‘너 하고싶은 걸 해라’고 하시고, 학원도 제가 다니고 싶다고 하면 보내주시는 편이지 반강제로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 적은 없었어요.   


Q. 좌우명이 “Think Different” 라.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이죠?  

네. 애플을 통해 이 말을 많이 했었죠. 스티브 워즈니악보다는 사회를 바꾸는 혁신을 이끌어 낸 ‘스티브 잡스’를 닮고 싶어요. 잡스의 혁신가적인 면모를 흠모합니다.

스티브잡스와 워즈니악. 태영이의 선택은?

 ‘나만 알고 싶은 00’ 이 아니라 ‘좋은 건 다같이 나누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 것도 스티브 잡스를 본받아서 사회 혁신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에요. 잡스가 워즈니악이 개발한 걸 보고 ‘대박!’이라고 생각해서 영리 사업으로 키워냈듯이, 저한테는 체인지메이커 교육이 ‘대박!’이라고 느껴져서 이걸 널리 확산하고 싶어요.  




나만 알고 싶은 밴드,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이 아니라, “나만 알기 아까운” 체인지메이커 활동을 알리고 싶어 동아리를 만든 태영이. 알고 보니 본인이 100살까지 잘 살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가꿔나가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었네요. 인터뷰를 하다보니 이기적인 동기로 이타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태영이가 사회 혁신의 원동력을 잘 보여주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영리, 영리를 떠나서 체인지메이커 활동은 죽기 전까지 계속 한다”는데, 과연 올해 인성 교육 프로젝트는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까요? 6개월 뒤 미래에서 기다릴게요.



유스벤처의 활동은 유쓰망고에서 이어가고 있습니다. 행동하는 청소년과 지지하는 어른들의 플랫폼, 유쓰망고의 활동을 살펴보세요.

- 빠띠 (청소년 체인지메이커 교류 플랫폼) https://youthmango.parti.x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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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스토리 시리즈 읽기 

#00 프롤로그. 시간을 달리는 세가지 질문   카드뉴스(페이스북)

#01 최서희. 고등학자 최서희의 삶을 연구하다. 카드뉴스(페이스북) ㅣ  인터뷰(브런치)

#02 이요셉.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한 학교의 변화에 나서다. 카드뉴스(페이스북) ㅣ  인터뷰(브런치)

#03 이남경. 내 인생을 거꾸로 바꾼 '거꾸로 캠퍼스' 카드뉴스(페이스북) ㅣ인터뷰(브런치)

#04 이원빈. 너와 나의 연결고리 카드뉴스(페이스북) ㅣ인터뷰(브런치)

#05 정윤서. 우린 운동량이 부족해 카드뉴스(페이스북) ㅣ인터뷰(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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