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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디너리페이퍼 Oct 13. 2024

먹거리 삼매경

2021년 2월 #3

아쉽게도 생일을 맞이한 줄 모르고 지나갔네요. 지났지만, 진심 축하합니다.

전 나이가 어떻든 그냥 생일은 기분이 좋습니다. 지인 중에 생일이 대수롭지도 않을뿐더러 축하 인사를 건네면 오히려 진심으로 민망해하는 이가 있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전 꾸준히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생일은 누구에게나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특별한 날이잖아요. 충분히 축하받을 만한 날이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씩은 꼭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부디 모든 사람들에게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당신도 축하받고 즐거운 생일이었길 바랍니다.


지금 감기는 눈을 애써 뜨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있습니다.

요일이 지나가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메모까지 해놨었다구요!

이번 주말은 핵폭풍처럼 지나갔습니다. 흠. 아무리 출근하는 토, 일요일이 자주 있더라도 주말이라고 하면 뭔가 기대하게 되는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나요? 아쉽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계획했던 저 자신을 위한 일정을 포기? 취소? 했습니다.

아침에 예정했던 조깅과 저녁의 약속을요.


대신 오늘 늦은 점심을 한껏 챙겨 먹었습니다.

밥을 하고(얏호~), 카레(라고 쓰지만 들어간 재료는 주황과 노랑 파프리카와 두부뿐)와 초록마을에서 산 무말랭이, 멸치볶음 그리고 어묵으로 한 상차림을 했습니다. 예전에 얘기했던 새로 산 밥솥으로 1인분 밥도 아주 잘된답니다. 이번이 두 번째…인 게 함정이지만.ㅎ

카레는 처음 만들어 봤는데 물 나오는 재료인 거 생각 못하고 물을 좀 많이 넣은 건지 아님 물을 흡수(?)하는 다른 재료들이 없어서인지, 두부까지 들어있으니까 된장찌개 비주얼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하는 거 본 기억대로 했지만 결과는 대략 난감. 무말랭이는 어렸을 때는 절대 안 먹던 메뉴인데 어느 순간 꽤나 좋아하게 된 반찬입니다. 집에 있는 유일한 고춧가루 들어간 음식으로 지난번에 사서 한 번 먹고 냉장고에 넣어 두면 냄새날까 친구에게 들려 보냈는데, 이번에 먹고 싶어서 다시 샀습니다. 특별히 멸치볶음도 사봤는데, 요건 좀 달더라구요.

사실 어제 퇴근길에 비상식량을 구비하듯, 아니면 음식으로 무언가에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마구마구 식료품과 먹거리들을 샀습니다. 양손 가득이요. 어제 저녁식사로 컵라면에 새로 산 날계란을 넣어서 먹었는데, 역시 날계란을 대면하는 것은 취향에 안 맞습니다. 비린내 때문에 대략 실패. 저는 다시 구운 계란으로 돌아가렵니다.

그리고 오늘은 아침에 나가 3가지 종류의 오징어를 사다가 그중 한 가지를 먹어치웠습니다. 오랜만에 오징어를 질겅질겅 씹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얘기한 적이 있던가요. 저는 스트레스받을 때 가장 생각나는 게 오징어입니다. 짭짤, 매콤, 달콤 등 당기는 맛은 때에 따라 다르지만 오징어를 집중해서 씹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게다가 단백질 간식이잖아요. 퇴근 후 늦은 밤에 먹어도 죄책감이 미미합니다.

대략 정리하자면 일과 그 외 시간은 먹는 것에 집중하는 정신없음으로 점철된 주말이었습니다.


맞습니다. 스스로를 칭찬하며 지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알아주겠어요.

그리고 누가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내가 나를 알아주면 되니까요.

내가 지금의 나를 제일 잘 아니까...

토닥토닥, '나'를 위로하고 축하하고 다독이고, 그렇게 지냅니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드디어 시작했다고 천명한 운동과 식단 조절은 어떤 걸까요.

그러고 보니 식단 조절 얘기한 분에게 먹거리 얘기를 한참 했네요.

시간 될 때 어떤 식단을 하는지, 어떤 운동을 하는지 이야기 들려주세요.

전 직접 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데서 큰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그리고 충분히 응원할 수 있습니다.

부디 새로 맞이하는 한 주는 조금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있기를 바라봅니다.


많이 웃고,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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