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폴챙 Nov 22. 2023

브런치스토리에 아무 글이나 써도 되는 이유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스토리에 아무 글이나 써도 된다니. 제목부터 불경스럽다.



우리는 좋은 글이 가지는 힘을 믿습니다


브런치스토리 소개글에는 무려 이렇게 쓰여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브런치스토리에 아무 글이나 써도 되는 이유가 있다.






브런치스토리에는 정말 아무 글이나 써도 된다


브런치스토리에 아무 글이나 써도 되는 첫 번째 이유는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쓴다는 의미는 그냥 글을 쓰는 것이 아닌 내 글을 남에게 공개하는 "발행"을 의미한다)


일단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고 나면 아무 글이나 써도 된다. 불법촬영물 등을 유통하는 것만 아니라면 별다른 제재가 없다. '이런 글을 쓴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글을 써도 괜찮다. 정말 그렇다.


예를 들어보자. 검색엔진 최적화(SEO)라는 것이 있다. 검색엔진 최적화를 쉽게 설명하면 사람들이 어떤 키워드(keyword)에 관심 많은지 알아내고, 사람들이 그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내 웹페이지가 검색엔진 최상위에 노출되게 하는 작업이다. SEO 전문가는 고객의 웹사이트가 어떤 키워드에 집중해야 할지, 그리고 인터넷에서 그 키워드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어떤 주제의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컨설팅한다. 검색엔진은 웹사이트를 키워드로 파악하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이 바라보는 브런치스토리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검색엔진에서 어떤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브런치스토리에 발행된 글이 검색될까? 에세이? 베스트셀러? 서평? 퇴사? 이혼? 글쓰기? 전부 아니다.


매달 약 170만 명의 방문자가 검색엔진을 통해 브런치스토리로 유입된다. 40만 개가 넘는 서로 다른 키워드를 검색했을 때 브런치스토리 글이 검색된다. 그중에 검색엔진을 통해 많은 방문자를 브런치스토리에 데려다주는 효자 키워드가 있다. 매달 9천 명 이상의 방문자가 검색엔진에서 이 키워드를 검색해서 브런치스토리로 유입된다. 그 키워드는 무엇일까?


레전드야동


이 단어를 내 글에 쓸까 말까 고민했다. 브런치스토리에 이 키워드와 관련된 글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이게 팩트다. 갑자기 데이터과학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Seth Stephens-davidowitz)의 책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모두 거짓말을 한다 - 구글 트렌드로 밝혀낸 충격적인 인간의 욕망


그런데 이게 전부가 아니다. 저 민망한 키워드는 브런치스토리 2등 키워드다. 그렇다면 검색엔진을 통해 브런치스토리에 가장 많은 방문자를 데려다주는 1등 키워드는 무엇일까?


브런치스토리에는 정말 아무 글이나 써도 된다.






글을 써야 글이 나온다


내가 글을 가장 쓰고 싶을 때가 있다. 글 하나를 발행하고 난 후다. 운동도 하는 사람이 계속하듯, 글도 쓰는 사람이 계속 쓴다. 쓰다 보면 더 쓰고 싶어 지고, 자꾸 쓰다 보면 잘 써진다.


내 안에 쓰고 싶은 글이 하나 있을 때, 그 글을 써버리면 더 쓸 게 없을 것 같지만 쓰고 나면 또 쓸게 생긴다. 신기하다.


글을 써야 계속 글이 나온다.






글은 써야 더 잘쓸 수 있다


2억 1,3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개인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는 자신에게 유튜브 조언을 구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일단 영상 100개를 만들고 오세요. 그 후에 이야기합시다."


글도 마찬가지다. 글 하나 쓰기도 힘든 사람에게는 좋은 글을 쓰는 조언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일단 써보는 것이 필요하다. 일단 쓰다 보면 어떻게 더 잘 쓸 수 있을지 고민이 생기고, 그때가 되면 조언이 도움이 된다. 일단은 뭐라도 써보고 써내는 힘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내 글이 부끄럽겠지만 일단 쓰고 발행해 보자. 나도 지금 부끄러워 얼굴이 달아오른 채로 글을 쓰고 있다. 부끄러운 글은 나중에 고치면 된다. (참고: 글 발행 후 2시간 동안은 안 읽어 주셨으면 합니다만)






어차피 아무도 안 읽는다


슬픈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다른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없다. 그러니 마음껏 쓰고 발행해도 된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 마치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는 혼자 속옷만 입고 돌아다녀도 부끄럽지 않은 것처럼, 내 글을 보는 사람이 없으니 자유롭게 쓰면 된다. 혼자 춤을 추던, 노래를 하던, 벌거벗음 임금님처럼 소리를 치든, 아무 글이나 자유롭게 써보자. 어차피 당신에게 글을 쓸 수 있게 허락해 준 건 브런치스토리다.






아무 글이나 써봐야 좋은 글이 남는다


좋은 글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도 그 가치가 오롯이 살아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런치스토리 소개글에 나온 위 문장으로 글을 맺는 게 적절할 거 같다. 시간이 지나 다시 읽어도 그 가치가 오롯이 살아있는 글을 쓰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치열하게 쓰고, 수정하고, 다시 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아마 한 편의 좋은 글쯤은 남길 수 있지 않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