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하찮게 여기는 그 무엇은

그 누군가의 간절한 바람

by 고요의 향기

지금 우리가 하찮게 여기고 불평불만하고 있는 것은 그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던 꿈이다. 그 무엇을 들더라도 마찬가지다. 아주 사소한 것까지.

지금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 이 팔은 어떤가. 이 팔이 없거나 편치 않은 이들에게 이 팔은 그들의 꿈이다.


이 몸 전부가 그렇다, 아니 이 삶의 한 순간, 번의 숨조차 그 누군가가 그리도 간절히 바랐던 것이다.


이 무탈한 일상은 또 어떤가. 가끔씩 들여다보는 뉴스를 보면 이 일상이 그들에게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우리가 불평불만하고 있는 모든 것은 다 그렇게 누군가가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을 불평불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핑계를 대어 보자면 그것은 우리 자신이라기보다는 우리 자신의 트라우마이거나 상처 어린 마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주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받은 무조건적인 사랑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아무리 커서 스스로 노력해서 인정받고 사랑받았다고 하더라도 부모에게서 채우지 못한 것은 커다란 구멍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구멍은 허기와 결핍, 욕구불만 등으로 불쑥불쑥 우리들의 일상 곳곳을 비집고 들어와 들쑤셔 놓기도 한다고.


그러나 나는 그것 또한 핑계라고 부른다.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습관적인 욕심을 지속하기 위한 핑계 말이다. 실제로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생각해 보자.


공기, 물, 흙 등의 자연처럼 우리에게는 부모보다 더 대가 없이, 조건 없이 주고 있는 존재들이 있지 않은가. 그 사랑을 온몸으로 받고 살아가고 있는 그 자체가 이미 부모보다 더 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랑을 가로막는 가장 깊은 고질병이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이건 당연한 거야' 하는 생각이 올라오면 정신을 번쩍 차려라. 지금 없는 것을 바라보는, 불만 가득한 시선을 거두고 이미 있는, 그 당연한 것을 보라.


우리가 시키지 않아도 쿵쿵쿵 심장은 알아서 뛴다. 이렇게 쿵쿵거리는 심장으로 살아있다는 것, 일부러 숨을 챙기지 않아도 알아서 숨 쉬고 있다는 것이 정말 당연한 일로 느껴질 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축복은 더 깊이 당연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로 무슨 일이든 당연하지 않게 당해보면 그것이 그렇게 소중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없는 그 무엇이 아니라 이미 있는 이 일상이 최고의 신비라는 것을 다시 알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은 모든 것을 잃고도 남아있는, 우리에게 없어질 수조차 없는 우리의 존재 자체의 본성이다.


그래서 상처나 고통이라는 것도 결국 우리에게 이미 있는 이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한 인생 학교다.


우리가 막 깎아버리는 이 작은 손톱 하나, 떨어져 나가도 별 미련 가지지 않는 이 머리카락 하나도 아쉬워서 사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아니, 실제로는 살 수 없는 무한대의 가치다. 그렇게 본래 그냥 있는 모든 것은 돈으로는 바꿀 수 없는 것일 수밖에 없다.


암시장에서 인체를 돈으로 바꾼다 하더라도, 물론 인체를 사고파는 것은 불법이지만, 신장 하나만 보더라도 암시장의 소문이나 세계 보건기구 보고서에서는 아무리 적아도 3천만 원에서 많게는 2억 4천만 원, 부유한 사람이 간절하게 원한다면 더 높은 가격을 부를 수밖에 없는 돈을 주어야 한단다.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스트레스나 고충은 또 얼마나 크겠는가.


누구나 다 있는 것, 그걸 가지고 무얼 내세우냐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누구나 다 있는 것이 진짜 의미 있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에게 곧 없어지는 것이 순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있는 이 소중함들을 당연함으로 놓치고 없는 것만을 쫓아서 허득이는 삶은 얼마나 안타까운가.


가장 신비롭고 소중한 것은 지금 이미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그것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꾸 곱씹어 봐야 한다. 정말 그렇구나, 진짜 그렇구나, 그렇게 곱씹어 익히지 않으면 그것을 깨우치는 또 다른 고통이라는 스승이 우리에게 나타날 것이다. 얼마나 아파봐야 알겠느냐 호통을 치면서 말이다.


지금 괴로운가? 그렇다면 당신은 그 당연한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익히고 있는 중일 것이다. 당연병을 넘어 이미 있는 것이 가장 소중한 것임을 아는 사람이 행복할 수밖에 없다. 런 사람이 또한 건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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