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
다섯 번째 이야기도 네 번째에 이어 테드 창의 작품이야. 제목은 '인류 과학의 진화'. 제목을 보고 중편은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이 작품을 수록한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서 가장 짧은 길이의 작품이었어. 4페이지, 딱 2장 분량. 소설이 주는 울림은 길이와 상관없구나를 느껴볼 있어서 좋았어.
이야기는 '인류 과학자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거창한 질문을 던짐으로 시작해. 이유는 메타 인류의 출현으로 과학 탐구의 최전선이 인류의 이해력을 초월했기 때문인데, 그렇게 된 시간도 벌써 25년이나 흘렀어. 게다가 메타 인류는 그들의 연구 결과를 인류가 알아듣기 어려운 '디지털 신경 전이'로만 발표하기 시작하지. 이후에 인류 과학자의 역할은 독창성을 가진 새로운 연구에 있지 않고 메타 인류의 업적을 해석하는 학문으로 변화해. 나아가 제품 해석학이란 분야도 만들어지는데 메타 인류가 만들어낸 고도화된 장치들을 입수해서 연구하는 영역이지.
보통 이런 배경의 이야기라면 디스토피아적인 무언가의 사건과 상황들이 펼쳐지는 게 일반적이잖아.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짓눌린 인류가 힘을 모아 탈출과 해방을 시도하는 그런 이야기 말이야. 이 작품의 재미난 점은 그런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야. 경제 상황은 모두에게 매우 풍족하고 인류는 과거의 어려움 속에서도 그래 왔듯 우리만의 살길을 찾아 인류 문화와 문명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 또한 메타 인류의 뇌와 호환 가능한 스기모토 유전자 요법이란 것도 생기지만, 인류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이를 시행하는 일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고 이제 그 비율이 0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 속에서 이를 다루는 영화와 현실 속의 뉴스들은 우리에게 많은 두려움을 주잖아. 이 작품은 두려움의 반대 측면을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했어. 또한 짧은 작품이지만 인류가 지금까지 어떻게 생존해 왔고 앞으로의 큰 도전 앞에 어떤 식으로 응전하고 적응하며 살아갈지 상상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sf를 읽는구나를 느꼈는데, 혼자 읽고 끝내기엔 뭔가 아쉬움 작품이야- :)
이야기소개
#4. '이해' - 테드 창
https://brunch.co.kr/@philstori/193
#3.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스콧 피츠제럴드
https://brunch.co.kr/@philstori/191
#2.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몬드' - 스콧 피츠제럴드
https://brunch.co.kr/@philstori/190
#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