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필의습작

이야기소개#6. 바빌론의 탑

테드 창

by 워타보이 phil

여섯 번째 이야기는 테드 창의 단편 '바빌론의 탑'이야.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바벨탑 이야기 들어본 적 있지? 거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이야기라 볼 수 있어.


주인공은 엘람 사람 '힐라룸'이고 직업은 광부야. 힐라룸이 사는 엘람은 현재 이란에 위치했던 고대 왕국이래. 힐라룸은 바빌론의 거대한 탑 꼭대기에 있는 하늘 천장을 파내기 위해 동료 광부들과 함께 바빌론에 왔어. 바빌론 사람들이 대업을 완수하기 위해 그들을 스카웃했다고 볼 수 있지. 탑의 크기는 엄청나. 꼭대기 까지 올라 가는데 한 달반이나 걸릴 만큼 크고 높지.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벽돌 실은 수레를 끌고 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올라가는 시간이 넉 달은 걸린대.


힐라룸과 동료들이 탑에 올라갈 준비를 하는 사이 도시 전체가 축제로 떠들썩 해. 수 세기에 걸쳐 수 천명의 사람들이 함께 쌓은 이 탑이 이제 하늘을 뚫고 그들의 신, 야훼의 세계를 만나러 갈 순간에 와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힐라룸은 이 여정에 부름 받았을 때 매우 기뻤는데, 막상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거대한 탑 앞에 섰을 땐 정말 올라가도 되는 건지 의문을 품기도 해. 이제 축제는 끝나가고 힐라룸과 일행, 수레꾼들은 제물로 받쳐질 음식과 가축 등을 싣고 탑의 꼭대기로 출발해.


작품을 읽으면 자세하게 볼 수 있지만 먼저 상상해보면 좋겠어. 하늘의 천장 높이까지 올라가 있는 탑이 있다면 이 건축물 안은 어떤 모습일지, 각 높이의 위치마다 어떤 풍경을 볼 수 있을지 말이야. 나도 잠깐 생각해봤는데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그런가 생각만 해도 다리가 떨리는 느낌이더라고.


탑 꼭대기로 올라가는 이들의 여정 사이사이에 재미있는 풍경이 많이 펼쳐져. 처음에는 바빌론 시의 경치를 마음껏 볼 수 있었고 좀 더 높이 올라가면서는 바람이 강하게 불어 밖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가슴이 콩만해지기도 하지. 벽면 밖으로 나와 있는 발코니가 반갑기도 한데 채소를 키우기 위해 만들어 놓은거라고 해. 이는 탑 안에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기 때문이야. 마을에는 제사를 위한 신전, 시시비를 가리는 법정, 경제 생활을 위한 상점도 있지. 그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힐라룸과 일행은 몇 달에 걸쳐 탑을 계속 올라가. 해와 달의 높이까지 오르고 별을 만질 수 있을 높이 올라간 그들은 드디어 탑 꼭대기에 도착해. 꼭대기에 가까워질 수록 힐라룸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식은 땀을 흘리며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막상 탑 정상에 오르자 그런 혼란은 사라져.


탑 꼭대기에서 제관들은 신께 이런 기도를 올려. '이토록 많은 것을 보여준 당신께 감사합니다. 그 이상을 보고 싶은 우리의 욕망을 용서하소서'. 그 옛날부터 인간의 욕망과 호기심은 본능적 두려움을 앞섰나봐. 이제 정말 하늘 천장을 뚫고 신의 세상으로 올라가는 일만 남았어. 이때 문득 광부들은 노아 시대의 대홍수를 떠올리며 천장을 잘못 건드렸다가 또 한 번 엄청난 물 폭탄을 맞진 않을까 걱정해. 신의 뜻은 무엇일까 논쟁을 벌이기도 하지. 나름의 안전 장치를 만들어 가며 천장을 뚫기 시작한 그들 앞에 어떤 일이 펼쳐질까?


우린 어쩌면 이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당연히 그런 뻔한 결말로 끝나진 않아! 마지막 장 까지 읽고 나면 아마 우리가 살아왔고 살아갈 세상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 건지 골똘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거야.


*책 정보



이야기소개

#5. '인류 과학의 진화' - 테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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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해' - 테드 창

https://brunch.co.kr/@philstori/193


#3.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 스콧 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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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리츠칼튼 호텔만큼 커다란 다이아몬드' - 스콧 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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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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