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늘 가까이에
Chapter2. 행복을 찾아서
2-2. 행복이 가져다준 것
"여러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세요."
‘행복’이라는 단어를 접한 이후,
내 삶은 순수한 의지와 환상으로 가득했다.
모든 것이 긍정적이었고, 모든 일이 즐거웠다.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잘하는 일.
그때의 나에겐 이 모든 것들에
부정적인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하지 않는 삶은 불행한 삶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일’이었고,
그에 따르는 ‘보상’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무지에서 비롯된 행동은
그것을 깨닫는 과정에서
예상보다 더 큰 고통을 수반한다는 걸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다.
"난 행복해야 해."
"난 행복한 삶을 살 거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행복이라는 단어는 오히려 나를 옭아맸다.
잠깐의 행복이라는 환상과
긴 고통을 수없이 넘나들게 했다.
온전한 행복을 깨닫기도 전에
‘불안’이라는 감정이 나를 집어삼켰다.
군대를 전역할 때까지도
나는 수많은 감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불안, 행복, 그리고 그 외의 감정들까지도.
‘불안’을 불안이라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
행복이란 단어는 그저 달콤하기만 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달콤한 단어를 알게 된 것이
내 안의 불안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
겉으로는 괜찮은 척하면서도
늘 보상을 바라며,
‘성장’이라는 명목 하에 스스로를 혹사시켰다.
일상의 평범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렇게 행복과는 점점 멀어져 갔다.
타인의 눈에는 자유롭고 도전적인 삶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게는 끝없는 불안의 연속이었다.
행복을 쫓으면서도 정작 행복할 수 없는 삶.
그것은 그야말로 역설이었다.
"이 길의 끝에서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나는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내가 지금 느끼는 이 행복을, 다시는 느끼지 못하는 순간이 오면 어떡하지?"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행복은 상황 속에 존재하는 것이지,
내가 움켜쥐려 애쓴다고 내 것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행복을 찾으려 집착할수록,
내게 달라붙는 것은 오히려 불안뿐이었다.
진정한 행복은 어쩌면,
그것을 붙잡으려 애쓰지 않는 순간,
조용히 찾아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행복은 마치 향수와 같아서, 남에게 뿌려주면 자신에게도 몇 방울 묻기 마련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우리는 행복을 찾아 먼 곳을 헤매지만, 행복은 늘 우리 가까이에 있다. 마치 안경을 쓴 채 안경을 찾는 것처럼."
— 영화 《종이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