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늘 자유를 꿈꿔왔다.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간절히 바라 왔던 것은 단 하나 ‘독립’이었다. 스무 살, 서울에 있는 대학에 오면서 드디어 독립의 꿈이 이루어졌다.
대학 생활 내내 신나게 놀면서 하고 싶은 활동도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해 보았다. 놀고 난 뒤에 남은 성적표로 지원할 수 있는 회사는 한정적이었다. 보험 영업으로 시작한 사회생활은 스타트업 영업, 카페 아르바이트, 공기업 아르바이트 등으로 이어졌다.
30대, 뒤늦게 찾아온 방황 속에서 회사에 소속되지 않을 자유, 1인 기업가를 꿈꾸게 된다. 변화경영 사상가 구본형 선생님의 제자가 되어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작가’가 되고자 했다.
‘글’로 먹고살 수 있는 작가가 된다면 세계 어디에든 가서 살 수 있는 ‘거주의 자유’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느 날 내게 찾아온 우울증. 이 녀석 덕분에 열심히 갈구하던 자유에 가까이 가기는커녕 지금 있는 자리에 서 있는 것조차 어려웠다. 시도 때도 없이 북받쳐 오르는 증오와 분노의 감정은 눈물을 불렀다. 그리고 모든 시도 앞에 두 발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할 수 없다’, ‘쓸모없다’는 온갖 부정의 단어만이 내게 허락됐다.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한 사람들의 마음’을 처음으로 가슴 깊이 공감했다.
나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데 도대체 왜 사람들은 ‘자살’을 선택하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우울증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내 마음의 능력을 잡아먹었다. 분노, 화, 울음으로 연쇄 작용이 일어났다. ‘마인드 컨트롤’의 영역을 벗어난 뒤에 오는 ‘나의 선택’은 더 이상 ‘내 마음의 작용’이 아니다. 나를 삼켜버린 '우울이란 감정'이 주인이 되어 버린다. 절벽에서 밀어버리는 것도 사실 바로 그 녀석이다.
주변 사람들은 점점 더 깊어지는 나의 우울을 알아봤다. 지인들의 도움으로 우울이 나를 완전히 잠식하기 전에 명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짝꿍을 만나 명상의 길로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스승을 만났다. 9년째 이어오고 있는 명상은 나를 진정한 자유의 길로 안내했다.
눈만 마주치면 화가 끓어오르는 사람 앞에서 화를 내지 않을 자유,
좋아하거나 싫어하지 않을 자유,
내 마음을 누구보다 가장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자유.
그렇게 명상은 ‘감정에 잡아 먹히거나 끌려 다니지 않을 자유’를 내게 선물했다.
이 책은 명상을 만나기 전과 후의 기록이다. 명상을 통한 변화를 내 삶으로 보여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