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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uto owl May 02. 2022

내 하루의 삶을 1X만원에 팝니다 06...

나는 글쓰기가 그립다...

“아쉽네요.” 항상 내가 들어왔던 말…

난 왜 그들과 함께 영광을 누릴 수 없었을까?

그들과 함께 작업하기를 희망했지만

결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는 글의 마무리가 아쉽단 이유로 번번이 퇴짜였다.


나도 그들처럼 글을 쓰고 싶다.

나도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새롭게 탄생시키고 싶다.


결국 나 혼자서라도 해보려 했지만 인맥도 조직도 없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난 홀로 도태되어갔다.


한땐 그들에게 ‘너희들보다 잘 나갈 거다’ 하며 뭔가 시작해도, 바로 따라 잡히는 나에게 실망을 여러 번…


그렇게 남들이 볼 땐 취미처럼 되어버린 내 글과 그림…


얼마나 많은 밤을 후회와 연민으로 날 달래기도 다그치기도 했던가…

그들은 그들끼리 승리의 보상을 나눠 먹을 때

난 결국 한 손엔 펜을 또 한 손엔 생계를 위한 망치를 들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그들도 지금의 나처럼 이런저런 고생을 겪으며 쌓아 올렸을 탑이었겠지만,

난 어떻게 해야 그들처럼 자신의 길을 닦을지 모른다.

전공도 아니요, 인맥도 없다.


나도 글을 쓰면서 길을 닦고 싶다.

커피일도 아니고 현장일도 아닌 오로지 글을 무대로 한 그곳에서 글만을 쓰고 싶다.

글만을 쓰고 싶어 하는 나에게 왜 펜 대신 망치를 들어야 하는가?


새벽 4시 10분에 일어나 오후 5시 30분이 되어야 집에 들어올 수 있다.

흔한 말로 삭신이 쑤신다

그런 몸뚱이로 뭔가를 한다는 건 참 귀찮다.

딱 10분간 글을 쓰자 다짐해도, 그게 쉽게 될 리 없다.


그래도 써야 한다

이 한 줄 마저 적지 못한다면 나의 존재 자체가 소멸할 거 같았다.

이렇게 현장일만 하다 끝난다면 아무 상관이 없다.

게임을 하든 술을 마시든…

하지만 나에겐 아직 이뤄야 할 꿈이 있지 않은가?

생계를 위한 돈도 중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돈을 위해서가 아닌 나의 존재를 알리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나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이런 바람이 왜 여유가 있고 시간이 충분할 땐 방만하게 뒹굴거리다, 왜 지금에서야 시간을 쪼개 힘겹게 글을 적고 있을까?

그때의 방만함이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한다.


나에게 유익하고자 어느 작가의 힐링 글을 읽어본다

하지만 기대와는 반대로 나에 대한 초라함이 극대화되기도 한다.

이런 글이 어떻게 힐링이 될까 하고 화를 냈다.

나를 모르면서 나에게 그럴듯한 조언을 하는 느낌이다.

뭐랄까… 고통의 공통분모를 뽑아내서 두리뭉실하게 말하는 느낌?

나에겐 그렇게 느껴졌다.

그래도 어떤 이는 그 글에서 자신의 삶을 재조정하는 이도 있으리라.


결국 책보다는 내 주위에 있는 화분을 보며 나를 달래고 있다.

다 가져온 건 아니고 3개의 화분을 가져왔다.

벤자민 고무나무, 오렌지 재스민, 문샤인이다.


최근 벤자민에게서 새가지가 돋았다.

겨울에 나의 관리 실수로 모든 잎을 떨구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그녀였다.

오렌지 재스민은 더 많은 가지와 잎으로 풍성해졌다.

문샤인은 여전히 자신의 모습을 지키고 있다.


어쩌면 지금 그녀들의 모습이 내가 지향해야 할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고, 오롯이 자기 모습을 지키며 성장해 나가는 것…


지금 내손에 망치를 쥐어야 하는 상황이 원망스럽지만

글을 쓰려면 한 손엔 어쩔 수 없이 생계를 위해 어떤 것이든 쥐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인정하자. 인정하자.’ 마음속으로 되뇌어도 늘 마음이 불편하다.

구석에서 울고 싶다.


이정표도 없고, 함께 할 누군가도 없다.

모든 건 나 혼자 해야 한다.

빙글빙글 돌다 다시 이정표 앞에 서 있는 절망감은 나를 더 작게 만든다.


글이 써지지 않는 이런 날엔

나의 손을 잡고 어둠을 헤쳐 달려 나갈 누군가를 기다린다.

저 멀리서 보이는 아주 작은 빛을 향해 무작정 뛰다가,

마지막 빛에 안긴 그 순간…

눈이 부실만큼 빛나는 햇살 아래 난 가뿐 숨을 내쉬며, 내 주위에 모든 것을 두 눈에 담고 싶다.

그리고 감사하리라…


난 오늘도 그 감사할 날을 만들어간다…

새 잎이 돋아난 벤자민 고무나무, 문샤인, 그리고 잘 자라는 오렌지 재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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