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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 Nov 27. 2024

17화 : 나는야 병동의 전자렌지 요리사



나는야 병동의 전자렌지 요리사



병동의 저녁 식사시간은 정말 이르다.

5시 20분이 되면 밥차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리고

환자들은 6시 전에 대부분 식사를 끝낸다.


사고를 당하기 전 나는

중국 음식과 디저트를 대중들에게 알리며

틈틈이 저당, 저탄수 키토 홈베이킹을

취미로 하던 크리에이터였다.


주말이 되면 남편에게

새로운 맛을 선보여주는 것을 즐겨했던 나는

단 하나의 주방용품 기기 없이 지내야하는

병원 생활이 너무나 답답했다.


매일 매일 반복되는 메뉴도 지겨워지고

내 마음대로 저당 저탄수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았다.



그래서 사고 후 100일째 즈음부터 나는

철저히 나를 위한 병원요리사를 자처했다.


이 곳은 가스렌지도 에어프라이기도 없는

요리인에게는 마치 사막같은 곳이었지만

실낙같은 희망처럼 전자렌지가 있었다.


그날로부터 나는 병원요리사,

남편은 조수가 되어

우리의 행복과 추억을 위해

전자렌지요리를 시작하게 됐다.




사진1 : 올리브유와 갈릭으로 맛을 낸 듀럼밀파스타 



사진2: 15분 전자렌지 마라탕




사진3: 소고기 육쌈 비빔면





사진4: 블루베리쑥케이크


모두 정제 밀가루와

흰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저탄수 고단백의 영양성분으로

이루어진 음식들이다.


소개한 메뉴 말고도

얼추 세어봐도 30-50가지 정도의

메뉴를 이 병실에서 개발한 것 같다.


건강도 건강이지만, 맛이 무엇보다 좋다.

환자가 된 이후 나의 첫 직업은 아마도

병동의 전자렌지 요리사인가 보다.



<경추골절환자의 일상,
브이로그 시리즈는 유투브에서
영상으로도 계속 이어집니다.>


https://youtube.com/channel/UCxQ2WYQC4KJ8j7lhL0umJ6Q?si=gniwVCk9lCCSZY_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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