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공지> 안녕하세요 시인의 정원입니다.
어느새 사고가 난 지 6개월이 다 되어 가네요.
단 2분 만에 교통사고가 벌어지고
생사의 기로에서 기적처럼 살아 돌아와
울릉도 의료원에 응급후송되었던 5월 28일
그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전 화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전치 3개월에서 6개월로
예상치 못하게 인내해야 할
고통의 시간이 연장되면서
브런치에서 저희 부부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되었어요
이 고통의 시간을 누구하고라도 나누지 않는다면
도저히 하루하루를 버텨낼 수가 없겠다 싶었거든요.
그렇게 시간과의 싸움을 벌인지 근 6개월
여러분들의 응원과 사랑에도 불구하고
저는 여전히 병상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너무나도 더딘 회복속도에
몸과 마음이 지쳐가지만
그래도 곧 있을 6개월차 경과촬영을 기대하며
하루하루 남편과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제부턴 저의 소소한 환자 일상을
공유해볼게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울릉도에서 졸음운전으로 단2분 만에
경추골절환자가 된 나
사고가 난 지 100일이 넘었지만
난 여전히 병동에 머물러 있다.
병동의 아침은 분주하다.
새벽잠이 없으신 어르신분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시는 요양사 분들이 내는
다양한 잡음으로 병동의 아침은 가득찬다.
사고 초반엔 보조기의 압박이 불편한데다
심적 충격으로 인한 자율신경계 실조증세가 있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 이후로도 몇달 동안은 자다가 중간에 깨거나
화장실이 급해지는 증상 때문에
잠을 많이 설쳤다.
그때 잠에 한이 맺혔는지 나는
새벽 혈압측정도 거부하고
늦잠을 선택했다.
아침 8시 배식 아주머니가
두드리는 방문 노크 소리가
나에게는 기상벨소리와 같은 이유다.
밥 몇숟갈, 그리고 뼈 유합에 좋다는
칼슘제와 마그네슘보충제,비타민 D
그리고 한약까지 챙겨먹고
남편이 입혀주는
든든한 갑옷(보조기)까지 입으면
경추골절환자의 하루는 비로소 시작된다.
밥맛도 크게 없고
음식도 딱히 맛은 없지만
기력회복을 위해 몇 숟갈을 뜬 뒤
아침 운동을 나선다.
사고가 난 지 일주일 간
침대에 누워서 옴짝달싹 못한 채
천장만 바라보며 24시간을 견뎌야 했던 나는
10일이 지나고서야 기적적으로
몸을 일으키고 두발로 서서 걸을 수 있게 됐다.
누워서 세상의 모든 사물을 기울어진 채
해석해야했던 그 시절에 한이 맺혀
걷게된 이후 나는 스스로에게
강박적으로 걷기 연습을 시켰다.
물론 처음 한달 간은
부러진 목뼈가 내 머리 무게를
지탱하지 못해
목을 세우고 가만히 서 있는 것 만으로도
식은 땀이 흐를 정도로 힘들었다.
아침 점심 저녁 식후
남편과 산책을 하며 걸음수를 늘려갔다.
목표 걸음수는 점점 늘어나
사고 100일째 이후로는
식후 3000보씩 하루에 만보 채우는 일이
가뿐하게 느껴졌다.
걸음 속도도 점점 빨라졌다
”총알택시“ 라는 별명도 그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