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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창승 Jul 17. 2023

너의 맑음을 쥐고

어느 날 귓가에 내려앉은 목소리에

육신이 살아난 때를 기억한다     


어제 속에 덩그러니 파묻혀

삭은 뼛조각 혀로 굴리던 내게

화창한 너는 다가왔다     


수줍음처럼 밝아지는 빛을

하늘보다 먼저 태어난 웃음을

세세히 그려보고픈 향기를

봄의 영원을 믿는 해맑음을

그날의 나는 조우했다     


내 눈앞엔 한 명이

그리고 모든 것이 서 있었다     


지금의 나는 숨을 쉰다

얄궂은 부정은 옛 일기에 가두고

단단하고 폭신한 오늘 위를 걷는다     


너의 맑음을 쥐고

나의 멸망을 놓고

이 순간 새로운 시를 읊는다

품어 온 죽음들이 잠이 되고

내일의 오후가 가벼이 춤추길 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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